미국과의 새로운 무역 관세 합의를 둘러싸고 스위스 내 야권을 중심으로 '항복'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가운데, 협상을 주도한 기 파르믈랭 스위스 경제장관은 "미국에 굴복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파르믈랭 장관은 16일(현지 시간) 스위스 유력 일간지 타게스안차이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영혼을 팔지 않았다”며 “이번 합의는 만족할 만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전부터 스위스 기업들이 미국 내 생산 확대를 모색해왔다"고 주장했다.
앞서 스위스 정부는 14일, 미국에 총 2000억 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를 약속하고, 미국은 스위스산 제품에 적용되던 관세율을 기존 39%에서 15%로 인하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합의에 따라 스위스는 공산품과 수산물, 일부 농산물 시장을 미국에 개방하게 된다. 다만 의약품, 금, 화학제품 등은 기존과 같이 관세 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 산업계는 이미 EU가 미국과 유사한 관세 협정을 체결한 상황에서, 이번 합의를 통해 경쟁국들과 동등한 조건을 확보하게 됐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야당과 일부 시민단체는 미국 측에 대한 과도한 양보를 우려하며, 협상 과정에서 정부가 충분한 설명과 공론화 없이 결정을 내렸다는 점을 문제 삼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계 제조업체 롤렉스와 명품 브랜드 그룹 리치몬트 경영진도 미국 정계에 관세 완화 조치를 요청하며 로비 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위스는 이번 합의의 일환으로 미국산 농축산물과 산업제품 일부에 대한 국내 수입 관세를 낮추는 조치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농업계를 중심으로 국내 산업계의 이해관계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무역 합의는 비구속적 프레임워크 형태로 체결됐으며, 향후 스위스 의회 비준 및 필요 시 국민투표 절차를 거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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