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한민하 기자] 이랜드그룹의 핵심 물류 거점인 천안 통합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하면서 연말 쇼핑 성수기를 앞두고 패션 부문 전반에 비상이 걸렸다. 1100만여개 규모의 재고가 사실상 전소한 데다 뉴발란스·스파오 등 주요 브랜드의 배송 지연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16일 이랜드그룹과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는 15일 오전 6시께 천안시 동남구 소재 물류센터 4층에서 시작됐다. 소방당국은 대응 2단계까지 격상해 진화에 나섰고, 약 9시간30분만에 큰 불길을 잡았지만 의류·신발 등 인화성 물품 특성상 잔불 진화 작업이 사고 이튿날 오후까지 이어졌다. 2014년 준공된 해당 센터는 연면적 19만3210㎡로 축구장 27개 규모에 달한다. 지하 1층지상 4층 내부에는 층마다 160만~350만개씩 총 1100만개에 달하는 상품이 보관돼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소방당국은 내부 전소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센터는 스파오·뉴발란스·로엠·후아유 등 10여개 패션·잡화 브랜드 상품을 집결·출고하는 이랜드의 핵심 허브로, 이랜드 물류를 처리하는 권역별 물류센터 중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랜드가 국내 유통하는 뉴발란스는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물류센터 운영 지연으로 일부 주문 출고가 늦어지고 있다”고 안내했고, 스파오, 후아유 등 자사 브랜드도 유사한 공지문을 게재해 출고 지연을 안내했다.
물류센터 전소는 4분기 실적 변동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랜드월드가 14일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3분기 패션 부문 누적 매출 2조5311억원, 영업이익 1656억원을 기록했으며, 같은 기간 이랜드월드 누적 매출인 4조9444억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블랙프라이데이를 포함한 연말 특수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대형 물류센터가 전소되며, 업계에서는 이랜드의 연말 판매 전략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고 소실·배송 지연·물류 재편 등 복합 리스크가 겹치며 단기 실적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이랜드는 화재 직후 물류 동선 재설계와 대체 센터 가동 계획에 돌입했다. 기존 물류 창고 동선 재조정, 대체 시설 확보 등이 논의되고 있다. 이랜드 관계자는 “천안 센터가 가장 큰 물류 센터 비중을 차지한다”며 “물류 동선 구조를 다시 설계하고 대체 센터를 마련하는 등 임시로나마 피해를 줄이기 위한 대응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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