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배구 한국전력의 세터 하승우와 외국인 에이스 베논의 호흡이 경기를 거듭할수록 빛을 발하고 있다. 빠르게 팀에 녹아드는 두 선수의 활약에 한국전력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지난 14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0(25-20 25-19 25-15) 완승을 거뒀다.
연승에 성공한 한국전력은 최하위 경쟁에서 벗어나 리그 5위(3승 4패·승점 8)에 올랐다.
발목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선 에이스 베논은 이날 32점을 터트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그의 강한 공격에 우리카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날 베논의 공격성공률은 76.47%에 달했다. V-리그 데뷔 첫 트리플크라운까지 달성했다.
이날 승리의 숨은 주역은 하승우였다. 그는 팀의 주전 세터로서 베논의 공격력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볼을 올렸다.
지난달 제대와 동시에 한국전력에 합류한 하승우는 매 경기 실전 감각을 되살리며 팀의 상승세를 돕고 있다. 1년 간의 실전 공백을 착실히 채우는 중이다.
이날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하승우는 "볼 감각은 올라왔는데 체력이 많이 떨어졌다. 경기할 때 숨이 잘 안 쉬어질 만큼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는 "팀에 복귀하기 전에는 퇴근하고 웨이트나 러닝을 했는데, 합류하고 보니 운동량을 못 따라가겠다. 체력이 쉽게 올라오지 않는다"고도 토로했다.
이어 "경기하면서 체력적으로 힘들어하면 감독님께서 '네가 문제다. 정신 차려라'라고 직설적으로 얘기하시기도 한다. 근데 다 맞는 말이라서 받아들이고 있다"고도 했다.
지난 6일 OK저축은행전 승리 후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그의 경기력에 아쉬움을 보이며 '다시 군대에 보내야 할 것 같다'고 짓궂은 농담을 건네기도 했지만, 하승우는 "실제론 보내고 싶지 않으실 것"이라며 밝게 웃어 보이기도 했다.
앓는 소리를 하면서도 코트 위에선 완벽한 경기력을 자랑했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도 승리 후 "서브, 블로킹, 세터의 볼 분배, 토스 등 감독으로서 만족하는 경기였다. 이런 경기력이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고 칭찬하기도 했다.
권 감독은 "그 호흡을 맞추기 위해 1라운드에선 조금 힘들었던 것 같다. 베논이 유럽이나 일본에서도 높은 토스에 공을 때리지 않았었다고 하더라. 베논이 좋아하는 토스와 승우가 좋아하는 토스를 맞춰가고 있다. 1라운드 후반 갈수록 맞아갔는데, 앞으로는 더 좋아질 것 같다"고도 기대했다.
이에 대해 베논은 "(하승우와의) 호흡은 너무 좋다. 첫 경기보다 훨씬 잘 맞아가고 있다. 서로 잘 알아가면서 신뢰가 쌓인 것 같다"고 그를 치켜세웠다.
하승우 역시 "베논과의 호흡은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 처음 팀에 오자마자 공을 어디로 올리든 자기가 다 때리겠다고 하더라. 제가 제대로만 올려주면 상대가 못 잡을 공을 때리니까 저만 잘하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아울러 이날 베논은 발목 부상을 안고 경기를 뛰었음에도 전혀 아픈 기색 없이 맹활약을 펼쳤다.
베논은 "직전 KB손해보험과의 경기 전 훈련하다가 작은 사고가 있었다. 누가 잘못했는지는 밝히지 않겠다"고 싱긋 웃으며 "오른쪽 발목이 조금 돌아갔는데 지금은 괜찮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금 아프긴 하다. 아직 관리가 필요하다"면서도 "모든 것은 마음가짐 차이라고 생각한다. 경기를 뛸 때는 경기에 집중하기 때문에 아픈지도 모르고 몰입하게 된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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