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뮬러 1의 2026 시즌을 대비한 규정 개편이 본격적으로 논의됐다.
2026년 새 규정 시대가 다가오면서 FIA와 포뮬러원매니지먼트(FOM), 10개 팀이 런던에 모여 변화의 방향을 논의했다. 14일 열린 F1 위원회 회의는 단순한 검토 차원을 넘어 앞으로 몇 년간 F1의 기술·전략 환경을 결정짓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회의는 국제자동차연맹(FIA) 싱글시터 디렉터 니콜라스 톰바지스와 FOM CEO 스테파노 도메니칼리가 직접 주재했다. 두 사람은 이 자리에서 “2026 시즌이 팬 경험과 기술 혁신을 동시에 강화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며 논의를 이끌었다.
가장 뜨거운 주제는 타이어와 피트스톱 규정 변화였다. FIA는 그랑프리 중 최소 2회 피트스톱 의무화, 그리고 3가지 컴파운드를 활용하는 새로운 전략 프레임을 검토 중이다. 피렐리와 각 팀이 내놓은 시뮬레이션 자료에 따르면 피트스톱 전략 다양화는 레이스 템포를 보다 역동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의무 피트스톱 규정 도입은 팀 간 완성도 차이를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결론적으로 위원회는 “2026년 시즌 내내 지속적으로 검토하되 즉각적인 확정은 하지 않는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또 하나의 핵심 의제는 공력 테스트 제한(ATR), 즉 팀의 CFD·풍동 개발량을 제한하는 규정의 재정비다. 2026년 기술 규정은 대대적인 차체 변화가 예정되어 있다. 이 때문에 ATR 구조를 그대로 유지할지 또는 최신 시뮬레이션 기술을 반영한 새 기준을 적용할지 논란이 컸다.
FIA가 제시한 초안에서는 ‘CFD 메시 해상도 조정’, ‘환경 간 시뮬레이션 전환(트랙 → 풍동 등) 허용 폭 확대’, ‘제한된 공력 테스트 지오메트리(RATG) 규정 유지’ 등이 포함됐다. 이는 첨단 CFD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며 기존 제한 방식이 시대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ATR 개편은 2026년 공력 경쟁의 지형을 완전히 바꿀 잠재적 요인이다.
최근 머신 외부가 카본 파이버 노출 비율을 높이며 팀 간 시각적 구분이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위원회는 차 외장 면적의 최소 55% 이상을 페인트나 스티커로 채울 것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는 명확히 팬 경험 개선을 위한 조치다. 팀들은 공력 효율을 위해 도색을 줄이는 방식을 선호해 왔지만 이제는 성능과 시인성 간의 균형을 재고할 필요가 생겼다. 드라이버의 영구 번호 변경 허용 논의도 병행됐다. 드라이버 브랜딩을 존중하되 경기력과 커리어 단계에 맞춰 번호 정체성을 재정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드라이버 안전 분야에서는 드라이버 냉각 시스템(DCS) 도입 논의가 재점화됐다. 고온 레이스가 잦아지고 머신의 물리적 부하가 높아지면서 드라이버 체온 관리 시스템을 필수 장비로 규정할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다. FIA는 시스템 장착에 따른 차 무게 증가를 고려해 허용치 상향 가능성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GPDA 역시 드라이버 안전 향상을 위해 관련 규정 정비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번 위원회의 논의 결과는 12월 10일 개최될 세계모터스포츠평의회(WMSC)에 제출될 예정이다. 모든 항목이 즉시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전략 중심 레이스로의 전환’, ‘공력 개발 규제의 재설계’, ‘팀 리버리 식별성 강화’, ‘드라이버 안전 강화’라는 네 가지 키워드가 2026년 F1의 큰 방향성을 이루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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