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홀딱 반했다"…풀무원 美 10년 점령한 이유[1등의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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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홀딱 반했다"…풀무원 美 10년 점령한 이유[1등의맛]

이데일리 2025-11-15 1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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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푸드 어벤저스가 모였다.”

세계로 뻗어가고 세계가 주목하는 K푸드 탑티어 회사들이 직접 K푸드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를 들려드립니다. 매번 먹는 거라 익숙하지만 실은 잘 모르는 우리 식품의 깊고 진한 맛을 맛볼 수 있을 겁니다. 김치(대상)-만두(CJ제일제당)-유산균(hy)-빵(SPC그룹)-제과(롯데웰푸드)-아이스크림(빙그레)-맥주(OB맥주)-두부(풀무원) 등 각 분야의 1등 회사가 이름을 내걸고 매주 토요일 [1등의맛]을 배달합니다. <편집자주> (32)

[풀무원USA 김석원 마케팅 본부장] 미국 대형마트 냉장 코너에서 두부를 집어 들면, 열 개 중 일곱 개는 한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풀무원USA의 두부 시장 점유율 약 70%. 2016년부터 10년 동안 1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요즘 핫한 김치와 라면 등 k푸드들과 함께 두부도 K푸드 최전선에서 조용히 국위를 선양하고 있는 셈이다.



풀무원USA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가시적 성장 기반이 된 키워드는 세 가지다. 현지화, 제품 혁신, 그리고 미국 가정 내 침투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첫 번째 비결은 ‘현지 생산’이다. 풀무원은 1995년 LA에 두부 공장을 세우며 미국 사업을 본격화했다. 당시만 해도 미국에 진출한 한국 식품기업 자체가 드물었다. 해외 현지에 공장을 짓겠다고 나선 기업도 별로 없었다. 창업 10여 년 만에 미국 땅에 두부 공장을 세운 전략은 단순한 수출을 넘어 “이 시장에서 오래 버티며 1등을 하겠다”라는 장기 비전의 표현이었다.

여기에 2004년 오가닉 프리미엄 식물성 식품 브랜드 ‘와일드우드(Wildwood)’ 인수는 교민 중심 시장에서 주류(Mainstream) 시장으로 뛰어드는 결정적 발판이 됐다. 건강과 지속가능성을 중시하는 와일드우드 브랜드 철학은 풀무원 기업 정신과 맞닿아 있었다. 풀무원은 이 브랜드에 자사의 두부 기술력을 더해 미국 전역의 일반 유통망에 진입했고, 그때부터 두부는 더 이상 ‘이민자 음식’이 아니라 미국 소비자가 마트에서 자연스럽게 마주치는 식품이 되기 시작했다.



두 번째 비결은 미국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제품 혁신’이다. 미국에서 두부는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었다. 벤자민 프랭클린이 “아시아 사람들은 콩으로 치즈 같은 것을 만들어 먹는다”라고 기록했을 정도다. 그러나 소비자 대부분에게 두부는 여전히 어떻게 요리해야 할지 모르는, 물에 담긴 생소한 덩어리에 가까웠다.

풀무원은 이 지점에 주목해 미국 시장을 공략했다. 이미 두부에 익숙한 헤비 유저에게는 워터팩 두부 품질과 단순한 원재료를 강화해 신뢰를 지키고, 두부가 낯선 잠재 소비자에게는 더 친숙한 형태를 선보였다. 그 결과 등장한 것이 물 없는 트레이 타입, 치즈처럼 포장된 슈퍼 펌(Super Firm) 고단백 두부다. 미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치즈 포장을 닮게 함으로써 심리적 장벽을 낮췄다.

풀무원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양념을 입혀 바로 먹을 수 있는 두부 제품, 간편 조리가 가능한 레디밀 형태 두부까지 선보이며 두부 활용 폭을 크게 넓혔다. 이제 두부는 특별한 날 만드는 아시안 요리 재료가 아니라, 샐러드 위에 올리고, 샌드위치에 넣고, 간편식을 만들 때 집어 드는 일상의 단백질 원천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세 번째 비결은 생산과 유통, 교육을 엮어 침투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팬데믹 이후 집밥 수요가 늘고 건강한 단백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국 두부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하고 있다. 풀무원은 2021년 캘리포니아 풀러튼 공장 라인을 두 배 이상 늘리며 생산능력을 키웠고, 2026년에는 보스턴 인근 아이어(Ayer)에 세계 최대 규모의 두부 생산라인, 이른바 하이퍼라인을 가동할 예정이다.

풀무원USA 유통 채널 전략도 흥미롭다. 많은 아시안 식품 기업들이 코스트코와 같은 특정 대형 채널에 집중하는 반면, 풀무원은 클럽(코스트코), 리테일(슈퍼마켓 체인), 매스(월마트), 아시안 마켓(H마트 등), B2B까지 미국 주요 채널 전반에 균형 있게 진출했다. 어느 한 채널 주문이 줄어들어도 전체 볼륨을 유지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현재 미국 가정 중 두부를 소비하는 비율은 8% 수준이다. 이를 침투율이라고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멀다. 하지만 그만큼 성장 여지가 크다는 말이기도 하다. 내부 분석에 따르면 가정 침투율이 1%포인트 올라갈 때마다 시장은 약 5억 달러씩 커질 수 있다. 풀무원이 중장기적으로 두부 가정 침투율 20%, 시장 규모 1조 원을 목표로 삼는 이유다.

풀무원이 이 목표 달성을 위해 선택한 방법은 ‘교육과 경험’이다. 유통사 담당자를 초청해 한식과 두부 역사, 조리법을 설명하고 시식을 제공하는 세션을 수시로 진행한다. 에드워드 리 같은 유명 셰프, 인플루언서와 협업해 두부 레시피 영상을 만들고, 요리학교와 함께 두부 요리 챌린지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마트 냉장 코너에서 조용히 자리 잡은 두부 한 모. 그 뒤에는 30년 동안 현지 냉장창고와 공장, 바이어 회의실과 셰프 주방을 부지런히 뛰어다닌 한국 식품기업 땀이 켜켜이 쌓여 있다. 한국인 식탁에서나 자연스럽던 두부 한 모가, 이제는 지구 반대편 일상을 조금씩 바꾸고 있다는 사실. 그 자체가 풀무원이 미국에서 이뤄내고 있는 조용한 국위선양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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