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만원짜리 양말(?) 논쟁··· '애플 파트너' 이세이 미야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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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만원짜리 양말(?) 논쟁··· '애플 파트너' 이세이 미야케 스토리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1-15 08:44:00 신고

3줄요약

'34만 원짜리 양말' 아이폰 포켓 액세서리 설계

일본 이세이 미야케의 독점적 경쟁 우위 전략?

 애플(Apple)이 최근 3D 니트 액세서리인 339,000원짜리 양말(?) '아이폰 포켓'을 출시하며, 일본의 이세이 미야케(ISSEY MIYAKE)와 협업 사실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출처=애플 홈페이지 캡처
출처=애플 홈페이지 캡처
출처=애플 홈페이지 캡처
출처=애플 홈페이지 캡처

 이 협업은 단순히 '패션과 기술 기업의 만남'을 넘어선다. 이세이 미야케는 지난 50년 이상 섬유 과학과 제조 공정 자체를 혁신함으로써, 기존의 패션 하우스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독점적인 '기술적 해자(Moat·독점적 경쟁력)'를 구축해 왔다. 

철학적 기반: 기술을 추동하는

일본의 '마(Ma)'와 '모노즈쿠리'

이세이 미야케의 모든 기술적 혁신은 깊은 철학적 토대에서 출발하며, 이는 기술 개발의 방향과 목적을 규정한다. 창업자 이세이 미야케(2022년 84세로 작고)는 디자인을 통해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기쁨을 불러일으키고, 시대에 지속될 기술을 창조해야 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하나의 천 조각(APOC)' 원칙의 공학적 해석: 이세이 미야케 디자인 철학의 핵심은 'A Piece of Cloth (APOC)' 개념이다. 이는 옷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어 재단하고 재봉하는 서구식 관습에서 벗어나, 최소한의 재단으로 하나의 천 조각을 완성하려는 원칙이다. 이 미니멀리즘은 섬유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공학적 요구사항으로 발전하며, 제조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아이폰 포켓 역시 이 APOC 철학에 기반한 단일 3D 니트 구조로 제작된다. 

'마(Ma)'의 미학을 통한 기능성 확보: 이세이 미야케는 옷과 착용자의 몸 사이의 '여백'을 의미하는 일본적 개념인 '마(Ma)'를 구현한다. 이는 몸의 실루엣을 강조하는 서구 의복과 달리, 옷이 몸에 갇히지 않고 유동적으로 확장하거나 수축하게 만든다. 이세이 미야케의 '주름진 의류'는 착용자가 몸을 채웠을 때 비로소 완성되며, 인체의 움직임에 따라 유연하게 변하며 활동의 자유를 부여한다.  또 이세야 미야케는 모노즈꾸리(혼신의 힘을 다해 최고의 물건을 만든다는 뜻)'라는 일본의 장인정신으로 상품을 만든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중을 위한 디자인 지향: 1968년 파리 5월 혁명을 목격한 후, 미야케는 '소수를 위한 옷이 아닌 다수를 위한 옷'을 만들겠다는 사회적 지향점을 확립했다. 이는 전통적인 오뜨 꾸뛰르(Haute Couture·고급 맞춤복) 방식이 아닌, 혁신적인 대량 생산 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기업의 전략을 이끈다.  

핵심 기술 IP(지적재산권): 모방 불가능한 제조 해자

이세이 미야케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은 패션 산업에서 매우 드물게 존재하는 '특허 가능한 제조 프로세스'에 기반한 독점적 지적재산권에 있다.

 첫째 영구 주름(Pleats Please) 기술의 혁명이다.

 이세이 미야케를 글로벌 브랜드로 성공시킨 Pleats Please 라인은 제조 순서를 뒤집는 혁신적인 공정을 통해 독점적인 기술적 진입 장벽을 형성한다.

 둘째 공정의 역발상이다.

 옷을 재단하기 전에 주름을 잡던 전통 방식과 달리, 이 기술은 먼저 특수 섬유로 옷을 완성된 형태로 재봉하고, 이후 두 장의 종이 사이에 끼워 열처리 프레스(Heat Press)로 압축하여 주름을 영구적으로 설정한다. 이 과정에서 의류는 최종 사이즈로 수축된다.

셋째는 실용적인 럭셔리다.

 이 기술로 탄생한 의류는 구김 방지, 뛰어난 경량성, 빠른 건조, 탁월한 신축성 등 고도의 기능성을 자랑한다. 세탁 후에도 형태를 잃지 않아, 고급 의류 관리에 대한 현대 소비자의 요구를 완벽하게 충족시킨다.

 넷째는 소재 공학과의 결합이다.

이세이 미야케는 정전기 방지 성분을 폴리에스터 칩에 혼합하여 실을 만드는 '퓨전 스피닝(Fusion Spinning)' 방식을 개발했다. 이는 소재의 기초 단계부터 기능성을 설계하는 '디자인 엔지니어링' 기업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준다.

다셋째는  A-POC 시스템이다.

 1998년에 소개된 A-POC(A Piece of Cloth) 시스템은 컴퓨터 설계와 산업용 니트 기계를 활용하여, 단일 실로 직물, 형태, 의류 전체를 동시에 짜내는 통합 디자인 및 제조 시스템이다.

여섯째는 엔지니어링 팀 중심 생산이다.

 이세이 미야케는 이 생산을 '엔지니어링 팀'이 주도한다고 명시하며 , 의류 제작을 과학적 원리에 기반한 문제 해결 과정으로 재정의한다. 

 이에따라 A-POC는 단순한 의류 제작 기법을 넘어 예술적, 기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 영구 소장된다. 

시장 포지셔닝: 로고 없는 개념적인 럭셔리

애플과 전략적 연계: 미래 웨어러블 청사진

이세이 미야케는 아방가르드 럭셔리 시장의 최고점에 위치하며, 로고 대신 기술력과 구조로 차별화된다.  

 이세이 미야케는 레이 가와쿠보, 요지 야마모토와 함께 일본 패션의 '빅 3'로 불리지만 , 다른 디자이너들이 주로 미적 파괴와 문화적 대조에 집중했다면, 미야케는 기술력과 소재 혁신을 통해 차별화한다. 이들은 하이 아트와 웨어러블 테크놀로지의 조화를 통해 박물관과 스트리트 스타일 아이콘 모두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특히 액세서리 시장의 '기술 아이콘' BAO BAO: 2000년에 출시된 바오 바오 백은 이세이 미야케의 컨셉츄얼 디자인이 대규모 상업적 성공을 거둘 수 있음을 입증한다. 이 가방은 삼각형 패널들로 구성되어 내용물에 따라 형태가 유연하게 변형되는데 , 이는 마치 변형 가능한 디지털 이미지를 연상시키며 젊은 세대의 미학적 감수성을 관통한다. 로고 없이도 즉각적으로 인식되는 이 독창성은 글로벌 액세서리 시장을 성공적으로 침투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 

 또 이세이 미야케의 디자인 철학은 애초에 과도한 재단 낭비 최소화를 목표로 했고 , A-POC ABLE 라인에서는 제조 과정에서 발생한 시트(sheet)를 실(yarn)로 되돌려 재사용하는 등  순환 경제 모델을 지향한다. 제품의 탁월한 내구성과 형태 불변성 은 의류의 '수명'을 극대화하며, 이는 오늘날 소비자에게 중요한 윤리적 소비 트렌드에 완벽하게 부합하는 '진정한 지속 가능성'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편  애플과 이세이 미야케의 관계는 스티브 잡스가 미야케에게 자신의 상징이 된 검은색 터틀넥 100벌을 요청했던 역사적 유대감에서 시작한다.

 당시 디자이너였던 요시유키 미야마에가 주도했으며 , 이는 애플이 이세이 미야케의 단순한 '스타일'이 아닌, 첨단 제조 공학 시스템과의 협력을 원했음을 시사한다. 

  애플의 산업 디자인 리더인 몰리 앤더슨은 "이번 아이폰 포켓 협업이 디자인, 혁신, 그리고 최종 사용자의 자유에 대한 양사 간의 상호 열정에서 비롯되었다"고 말한다. 

 또 이세이 미야케의 디자이너였던 요시유키 미야마에는 앞으로의 기술이 "더 개인적이고 감각적인 스타일로 진화하며, 쉽게 착용 가능한 기기로 발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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