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 사투에도 고개 숙인 소방 구조대…악성 댓글에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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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샘 사투에도 고개 숙인 소방 구조대…악성 댓글에 '이중고'

연합뉴스 2025-11-15 08:06: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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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붕괴사고 현장서 총력 구조 폈지만…인명 살리지 못해 '자책'

조롱성 댓글에 상처…소방당국 "붕괴 위험 속 구조활동, 비판 자제를"

밤샘 총력 구조나선 소방대원들 밤샘 총력 구조나선 소방대원들

[소방청 제공]

(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현장에서 사투에 가까운 생존자 구조 작업을 벌였으나 끝내 인명을 구하지 못한 소방 구조대의 침통한 심경이 뒤늦게 전해지며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15일 소방청에 따르면 소방 구조대 팀장인 A씨는 지난 6일 오후 화력발전소 붕괴 사고가 나자 대원들과 함께 사고 현장에 투입됐다.

하지만 추가 붕괴 위험으로 무너진 타워 내부 진입이 어려웠고, 타워 주변을 돌며 인기척을 살피는 탐색 작업 끝에 가까스로 매몰자 위치를 파악할 수 있었다.

구조대원들은 철제빔과 무너진 구조물 사이를 헤쳐 나가며 내부로 진입했고, 잔해에 파묻혀 있던 생존자를 확인했다.

당시 생존자는 의식이 있던 상태라 잔해를 거둬내 몸을 꺼내면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밤새 상황이 여의찮게 돌아갔다.

구조팀은 먼저 잔해물 속에 있던 생존자의 다리를 빼낸 데 이어 오른팔까지 빼냈으나 문제는 왼팔이었다. 내려앉은 구조물에 눌린 왼팔은 지렛대, 에어백 등 여러 장비를 이용해도 꿈쩍하지 않았다.

다른 구조팀이 45도 아래 방향에서 새롭게 길을 내어 생존자 구조를 시도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사고 생존자 구조 활동 울산 화력발전소 붕괴사고 생존자 구조 활동

[소방청 제공]

구조대는 절단기를 이용해 철근 구조물을 자르려는 시도도 해봤으나, 이마저도 겹겹이 쌓인 잔해와 추가 붕괴 위험에 멈춰야 했다. 그러는 사이 생존자의 숨소리는 잦아들었고, 밤새 이어진 구조작업도 허망하게 끝이 났다.

"'반드시 살려야 한다'는 마음 하나로 버텼습니다. 구조 대상자에게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십시오'라고 말을 건네며 희망을 놓지 않았는데요. 결국 구조되기 전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구조팀장인 A씨는 최근 소방 당국과 면담에서 이같이 전하며 "소방관으로서 수많은 현장을 겪어왔지만, 살아 있는 분을 끝내 구하지 못한 것은 제 소방 인생 처음이었다. 그만큼 마음이 무너졌다"고 토로했다.

A씨와 대원들은 구조작업을 마친 뒤 유족을 찾아가 '정말 죄송합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고 한다. 최선을 다하고도 목숨을 살려내지 못한 미안함이 컸던 탓이다.

A씨는 "저 자신에게도 실망했고, 팀원들 역시 깊은 충격을 받았다"면서 "모두 심리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고 전했다.

구조대원들은 매몰자 구조작업을 전하는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들로도 고통을 겪는 상황이다.

붕괴사고 잔해물 사이 진입하는 소방대 붕괴사고 잔해물 사이 진입하는 소방대

[소방청 제공]

'의식 있는 살아있는 사람도 못 살리는데 구조대란 의미가 있나요", "팔을 절단하는 게 나았을 텐데 판단 미스" 등 주로 소방 구조대 활동을 조롱하는 내용들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사고 당시 구조대원들은 극도로 제한된 공간과 지속적인 붕괴 위험 속에서 매몰자의 생존 가능성을 확인하며 밤샘 구조작업을 이어갔다"며 "고인과 유가족에 대한 예우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주시고, 구조대원들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으로 비판하는 일은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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