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숫자 '1500' 근접…1997·2008 최악의 고환율 시기엔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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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의 숫자 '1500' 근접…1997·2008 최악의 고환율 시기엔 어땠나

르데스크 2025-11-14 15:47: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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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과거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원·달러 환율이 크게 상승하면서 코스피가 큰 폭으로 하락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고환율 국면이 과거 경제 위기 때만큼은 아니지만 단기적인 증시 하락 유발 가능성은 상존해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1500원 성큼 다가선 원·달러 환율…과거 1997년, 2008년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14일 오전 11시 23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59.30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2일 장중 1470원을 터치하며 약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보다 하락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 4월 10일 이후 처음이다. 수일 째 고환율 기조가 지속되면서 1500원 돌파 우려도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1500원을 돌파한 것은 1997년 IMF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단 두 차례뿐이었다. 고환율 현상의 이유로는 ▲관세 협상 불확실 ▲대미 증시 투자 확대 ▲엔저(엔화 약세) 효과 등이 지목되고 있다.

 

▲ 14일 오전 9시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 화면. [사진=연합뉴스]

 

관심은 '앞으로'에 집중되고 있다. 고환율 여파가 장기화 될 경우 미치는 파급 효과를 예의주시하는 움직임이 등장하고 있다. 특히 증권가 안팎에선 동시에 과거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했던 두 번의 사례가 재조명되고 있다. 당시 고환율의 여파가 주식 시장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켰던 탓이다. 일례로 1997년 IMF 외환위기 직전인 11월 초 원·달러 환율은 800원대 후반에 불과했으나 사태 발생 이후 1997년 12월에는 1900원대까지 급등하며 한 달 남짓한 기간에 원화 가치가 반토막 수준으로 하락했다.

 

1997년 초 650선을 기록하던 코스피는 1998년 6월 277선까지 떨어지며 58% 가량 급락했다. 2008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부실 주택 담보대출) 사태로 번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원·달러 환율은 기존 930원대에서 1570원대까지 상승했다. 세계적인 금융 위기로 인해 전 세계 투자금이 안전자산인 달러로 몰렸기 때문이다. 당시 코스피는 2007년 2085선에서 2008년 892선까지 폭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지수 역시 70% 넘게 하락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식 시장이 원·달러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수출 의존도가 유독 높은 한국 특유의 경제구조 때문이다. 환율이 올라가면 수입 원자재 비용 증가와 외환 리스크 확대 등으로 기업들의 수익성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또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투자했던 외국인들의 투자금 회수도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아무리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도 결국 최종적으론 달러로 환전하는 해외 자본의 특성 탓이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2020년대 들어서도 고환율로 인한 증시 하락이 나타났다. 2021년 1월 1100선이던 원·달러 환율은 2022년 7월 1400원까지 급등했고 같은 기간 코스피는 3266선에서 2134선으로 약 35% 가량 하락했다. 당시 원·달러 환율 강세는 2022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7차례 인상하면서 촉발됐다. 통상적으로 미국 금리가 오르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이동하며 원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현상이 나타나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가 발생한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발발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 심리가 더욱 강해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고환율 국면이 과거만큼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증시에서 만큼은 일정 부분 비슷한 결과를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수입 의존도가 높은 업종이나 외화 차입금 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환율 상승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져 수익성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으로 상승 시 2023년(평균 원·달러 환율 1305.9원) 대비 전체 산업 생산비용은 4.4% 증가할 것으로 관측됐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의 경제 구조 개혁 없이는 장기적으로 원화값 하락을 막지 못할 것이다"며 "올해 말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IMF외환위기, 금융위기 당시의 공포가 뇌리에 새겨져 있어 1400원대 환율은 투자자들 사이에 일종의 경고등처럼 인식돼 왔다"며 "현재 정부가 주가 부양책을 내놓고 있어 과거처럼 큰 변동성은 없겠지만 그럼에도 마냥 안심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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