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 김현욱 소방장 "허벅지만 한 빔·파이프 얽혀 있어 진입공간 확보 어려워"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성인 남자 허벅지만 한 빔과 파이프가 꼬이고 꺾여있어요. 사람이 진입할 공간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입니다."
14일 오후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의 붕괴 사고 현장에 투입된 울산 남부소방서 구조대 김현욱 소방장의 말이다.
지난 6일 발생한 이 사고로 총 7명의 작업자가 매몰됐는데 현재까지 6명이 주검으로 수습됐다.
마지막 남은 매몰자 1명은 아직 위치조차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현장에서는 마지막 실종자를 찾기 위한 '필사의 구조 작업'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소방 당국은 먼저 사고 전 작성된 작업허가서를 토대로 마지막 실종자 김모(62) 씨 위치를 보일러 타워 5호기의 6호기 방향 잔해 속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김씨는 5호기를 지탱하던 4개의 기둥 중 6호기 방면과 바다 반대 방면 사이의 기둥 25m 높이에서 작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바탕으로 추정 매몰 지점을 특정하고, 그 지점에 최대한 가까이 접근하는 것이 당장의 목표다.
그러나 현장에는 굵기와 길이가 제각각인 철제 빔과 파이프가 얽혀 있어 사람 몸 하나 들어갈 공간을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김 소방장은 "24시간 내내 제거 작업을 하고 있지만 크고 작은 구조물들이 사고 충격으로 꼬이고 꺾여있어 사실상 틈이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며 "구조 대상자를 발견하더라도 사람이 진입해야 접촉이 가능한데 지금은 그 공간조차 나오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건축 현장에 많이 사용하는 H빔 등 철제 구조물을 잘라낼 수 있는 '빔 절단기' 같은 중장비도 투입되고 있다.
그러나 커다란 철골 하나를 겨우 잘라내면 또 다른 철골이 눈앞을 가로막는 상황이다.
새로 노출된 철골 하나를 자르는 결정도 2차 붕괴 위험 때문에 구조·해체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신중히 진행한다.
중장비가 1시간에 한 번 쉬는 틈에는 구조대원들이 진입해 중장비 작업이 어려운 작은 철골들을 산소절단기 등으로 제거하는 작업을 한다.
김 소방장은 "1m 길이의 구조물부터 50cm, 30cm까지 다양한 크기의 구조물이 섞여 있다 보니 미세한 작업은 미세한 작업대로, 큰 작업은 중장비를 이용해서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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