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원달러 환율이 1450원 이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실적에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원화의 가치가 낮아지고 달러 가치가 상승하는 현상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 가운데, 해외 매출이 높을수록 환차익 등으로 영향으로 실적에 긍정적인 효과를 끼치고 있어서다.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게임사들은 이번 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오는 4분기에도 강달러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게임사의 해외 매출 비중이 실적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14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450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0월 평균 원달러 환율이 1360.7원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전년 대비 환율 효과가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시프트업·크래프톤 등 해외 매출 90% 이상 기업은 이른바 ‘환차익’ 효과를 누리고 있다.
먼저 시프트업은 올해 상반기 매출 1546억원 중 해외매출 비중이 99.63%다. ‘승리의 여신: 니케’와 ‘스텔라 블레이드’를 153개국 이상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게임을 개발하고 퍼블리싱을 통해 서비스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구조다. 시프트업의 달러 기준 자산은 2027만달러(한화 약 294억7000만원)로 원달러 환율이 10% 오를 경우 171억원의 세전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크래프톤 역시 해외매출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크래프톤은 상반기 기준 매출 1조5362억원 중 약 95%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배틀그라운드’가 전 세계 200개국 이상에서 서비스되고 있기 때문에 북미, 유럽, 아시아 전역에서 고르게 매출을 올리고 있다.
펄어비스는 상반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이 81.1% 수준이다. 대표 게임 ‘검은사막’의 경우 북미·유럽 시장 매출만 약 64%를 차지한다. 자체 IP로 개발·서비스하고 있어 해외 IP 로열티 비용이 거의 없다.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 게임 매출 1조2626억원 중 해외 매출 비중이 74.5%다. 컴투스도 상반기 매출 2907억원 중 해외 매출 비중이 67.2%다. 컴투스의 경우 ‘서머너즈 워’로 북미, 유럽 등에서 지속적인 매출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MLB, NBA 등 미국 스포츠 리그 IP 라이선스 사용료를 달러로 지급해야 하는 변수가 있다. 더블유게임즈의 경우 해외 카지노 게임 관련 매출이 100%다.
반면 해외 매출이 적고 국내 비중이 높은 게임사는 달러 강세로 인한 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상반기 매출 2387억원으로 해외에서 593억원의 매출을 올려 비중으로는 24.8%다. 엔씨소프트의 상반기 매출 7427억원 중 해외 매출은 1823억원으로 전체 대비 24.5% 수준이다.
공교롭게도 국내 매출 비중이 높은 양사는 이번 3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엔씨소프는 3분기 매출 3600억원, 영업손실 75억원, 당기순이익 3474억원을 기록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해외 및 로열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하며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 매출 1275억원, 영업손실 5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 감소했으나 전분기 대비 10% 증가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전분기 대비 37% 개선되며 손실 폭이 줄었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게임사일수록 고환율로 인한 환차익 수혜를 받는다. 다만 외화 차입금이나 해외 IP 로열티 부담이 있는 기업은 오히려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실적이 좋은 크래프톤, 시프트업, 펄어비스의 경우 모두 매출 중 해외 비중이 높다는 공통점이 있다. 올해 3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는 매출 중 국내 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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