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리서치 "첨단 패키징 기술 리더십으로 HBM 시장 공략"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글로벌 반도체 장비 기업 램리서치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용 차세대 증착 솔루션을 앞세워 첨단 패키징 기술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전공정뿐 아니라 후공정 기술력을 높이고, 특히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는 국내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박준홍 램리서치코리아 대표이사가 14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사진=공지유 기자)

박준홍 램리서치코리아 대표이사는 14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자간담회에서 “램리서치는 15년간 첨단 패키징 기술 경험을 기반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 발전을 이끌어왔다”며 “AI 시대 성능 요구사항을 충족하기 위해 첨단 패키징 장비 및 솔루션 포트폴리오를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램리서치는 식각, 증착 등 주로 반도체 전공정 장비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다. 최근 들어 AI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3D 패키징 등 후공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후공정 분야에서도 기존 기술력을 활용해 HBM 등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날 램리서치가 소개한 ‘벡터 테오스(TEOS) 3D’는 이같은 첨단 패키징을 지원하는 증착 장비다. 기존 전공정에서 주로 사용되던 증착 장비를 3D 패키징에 적합하도록 개발해 새롭게 출시했다. 메모리 칩을 쌓아올릴 때 다이 사이에 최대 60마이크로미터(㎛) 두께의 특수 유전체(절연) 필름을 증착해 표면을 평탄하게 만들고, 칩 사이 빈 공간을 채워준다.

HBM 등 여러 개의 칩을 수직으로 쌓아올리는 기술의 경우 층수가 쌓일수록 칩 사이 빈 공간(공극)이나 균열이 발생하거나 웨이퍼가 휠 위험이 있다. 램리서치는 절연막 소재인 테오스를 활용해 균열과 공극을 메우고, 웨이퍼를 고정하는 클램핑 기술을 통해 안정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또 네 개의 독립 스테이션으로 구성된 모듈형 설계를 적용해 이전 세대 장비 대비 70% 빠른 처리 속도와 20%의 비용 절감을 실현했다.

램리서치는 이같은 기술력을 통해 후공정 분야에서도 사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주력하고 있는 HBM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오드리 찰스 램리서치 기업 전략 및 어드밴스드 패키징 부문 수석부사장은 “벡터 테오스 3D는 1년 이상 HBM 양산에 적용돼 왔다”며 “전 세계적인 메모리 공장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커스텀 HBM, 하이브리드 본딩 등 차세대 기술에 대해서도 대응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박 대표는 “향후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이 본격 적용되면 장비 활용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차세대 HBM 시장에서 커스텀이 중요해지는 만큼, 이와 관련해서도 고객사와 협업할 것”이라고 말했다.

램리서치는 전 세계 11개 제조 시설 중 한국에만 오산·용인·화성 등 3개의 시설을 두고 있는 등 한국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에는 경기도 용인에 연구개발(R&D) 센터를 개관했다. 박 대표는 “용인 R&D 센터는 ‘데모랩’에서 더 발전해 고객사와 협업하며 공정 개발도 같이 하고 있다”며 “반도체 인력을 더 양성하고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의 산학정 프로그램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