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닷컴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 이어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 규제 강화 법안을 지지하고 나섰다. 엔비디아의 최대 파트너사 두 곳이 공개적으로 다른 입장을 취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AI(인공지능) 경쟁력의 핵심인 '칩 확보 전쟁'이 얼마나 치열해졌는지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3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MS가 '게인 AI(GAIN AI)법안'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데 이어 아마존 클라우드 부문 관계자들도 상원 보좌진에게 비공식적으로 법안 지지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법안은 중국 등 무기 금수 대상국에 칩을 수출하기 전 미국 내 수요를 우선 충족할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동안 행정부가 주도해온 AI 칩 수출 규제에 대해 의회가 직접 움직이기 시작한 첫 사례 중 하나로 평가된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MS·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전 세계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할 칩을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돼 직접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AI 모델 개발사 앤트로픽 역시 법안 지지 의사를 밝힌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거대 기술기업들의 지지가 법안 통과 가능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엔비디아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들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해당 법안이 반도체 시장에 불필요하게 개입하는 조치이며, 추가 수출 규제의 단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부 테크 기업들은 "현재 미국 내 칩은 충분하고, AI 산업의 진짜 병목은 오히려 전력 공급"이라고 강조한다.
메타와 구글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의견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게인 AI 법안은 엔비디아의 영향력을 시험하는 법안으로도 평가된다. 법안에는 MS·아마존 등 '신뢰할 수 있는 기업'들이 중동 등 특정 지역으로 칩을 보낼 때 정부 승인 수출허가를 면제해주는 조항도 포함돼 있다. 이는 수출허가 지연 문제에 꾸준히 직면해온 두 기업이 법안을 적극 지지하는 핵심 이유로 풀이된다.
퓨처럼 그룹 반도체 애널리스트 레이 왕은 "보통 하이퍼스케일러(대형 클라우드 기업)와 엔비디아의 갈등은 제품 자체나 가격 문제에 국한됐지만 지금은 상황이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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