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백 외길 3년’ 일본은 맞춤 MF 계속 나오는데… 홍명보호 관건은 중원 ‘기동력’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스리백 외길 3년’ 일본은 맞춤 MF 계속 나오는데… 홍명보호 관건은 중원 ‘기동력’

풋볼리스트 2025-11-14 13:31:34 신고

가마다 다이치(일본 축구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가마다 다이치(일본 축구대표팀).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일본 대표팀은 전술이 정착된 뒤 3년이 지나면서 그게 정답이든 아니든 안정을 찾았고, 전술을 잘 소화할 수 있는 선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반면 한국은 스리백에서 미래를 보고 적극 도입하는 중인데 여기에 맞는 중앙 미드필더가 부족하다는 숙제를 풀어야 한다.

한국은 14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볼리비아, 18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가나와 국가대표 친선경기를 갖는다. 일본은 14일 가나, 18일 볼리비아전으로 한국과 순서만 바꿔 같은 팀을 상대한다. 내년 열리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을 준비하는 담금질 과정이다.

홍명보 대한민국 감독이 오랫동안 선호한 4-2-3-1에서 최근 3-4-2-1로 대표팀 선수 배치를 바꾸면서, 한국과 일본의 전술이 많이 비슷해졌다. 일본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도중 임기응변으로 스리백을 도입한 게 대성공을 거두면서 아예 대표팀 주력 전술을 바꿨다. 이후 스리백을 고수하고 있다.

이번 소집에서 한국의 고민거리는 중앙 미드필더다.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의 장기 부상, 중원 장악과 패스를 맡는 황인범과 백승호의 동반 부상으로 기존 대표팀 중원에서 3명이나 이탈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표팀 미드필더로 간주되던 박진섭은 요즘 수비수로 내려갔고, 옌스 카스트로프는 소속팀에서 공격자원에 가까워지면서 극단적으로 보면 기존 미드필더 5명이 이탈했거나 애매해진 상태다.

그런데 부상자가 나오기 전부터 중원은 3-4-2-1 대형의 작동을 위해 개선이 필요한 포지션으로 꼽혔다. 각 선수의 위치가 고정적인 게 아니고 매우 유동적이고 상황에 맞게 공수를 겸비해야 하는 대형 특성상 미드필더들의 기민함이 중요한데, 한국은 이 측면에서 아직 완성도가 떨어진다.

먼저 3-4-2-1 대형을 도입했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일본의 사례는 어떨까. 일본의 경우 특별한 비결이 있다기보다 유럽파가 워낙 많다 보니 중앙 미드필더 중 세계적인 추세에 맞는 선수들이 잘 살아남고 이들이 대표팀에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는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시즌 사노 가이슈가 등장했다. 사노는 원래 풀백으로도 뛰는 선수였다. 시각에 따라서는 전문 수비형 미드필더라기에 체격이 작았다. 그러나 독일 마인츠05로 진출한 뒤 활동량, 전투적인 성향, 태클 기술, 무엇보다 빠른 판단속도를 무기로 뛰어난 중원 장악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 전체 미드필더 중에서도 손에 꼽히는 활약이었다.

이번 시즌에는 가마다 다이치가 중앙 미드필더로 포지션 변신을 끝냈다. 그리고 지난 10A매치부터 일본 중원이 사노와 가마다 조합으로 자리잡으려는 기미를 보였다. 이 조합으로 브라질에 3-2 승리를 거뒀다.

가마다는 원래 공격형 미드필더였다. 공격형일 때도 3-4-2-1 대형의 공격수 아래 자리에서 좋은 활약을 하던 선수였다. 그러다 라치오와 크리스털팰리스를 거치면서 공격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혼란기를 겪었는데, 팰리스에서 포지션을 아래로 완전히 바꾼 것이 성공을 거뒀다. 지금은 아예 수비형 미드필더라 봐도 무방하다.

팰리스가 이번 시즌 리버풀 상대로 3전 전승을 거둘 때 가마다가 주역으로 꼽혔다. 가마다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에서 경기당 공 탈취 팀내 2, 경기당 반칙 3, 드리블 성공 4, 피반칙 3위 등의 수치를 기록 중이다. 이는 상대 소유권을 빼앗아 오고, 우리 소유권을 지키면서 공을 앞으로 전진시키는데 가마다가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는 뜻이다.

타국 미드필더의 경우를 이렇게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이유는 세계적인 중앙 미드필더 추세를 잘 보여주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가마다는 PL 수비형 미드필더라고 하기에 너무 호리호리하고 몸싸움 능력이 부족하다. 몇 년 전이었으면 중원에 배치할 만한 선수가 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추세에서는 중앙 미드필더의 덕목이 점점 덩치 큰 선수보다 작더라도 기동력 좋은 선수로 옮겨가고 있다. 궤를 함께 한다. 세계 최고 미드필더들을 봐도, 지난 시즌 최강팀이었던 파리생제르맹(PSG)의 단신 미드필더 비티냐와 주앙 네베스, 바르셀로나의 페드리와 페르민 로페스 등 작아도 얼마든지 중원 장악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늘어나고 있다.

즉 본업이 공격형 미드필더나 윙어였던 선수를 후방으로 포지션 변신 시켰을 때, 이들의 공 간수 능력과 드리블 전진 능력이 3-4-2-1 대형의 약점을 메워주면서 경기 속도를 높여주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난 시즌 마인츠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때 사노의 파트너였던 나딤 아미리도 2선까지 소화할 수 있는 공격력과 성실한 활동량을 겸비한 선수였다.

이런 추세를 볼 때, 한국 중원 조합도 덩치를 그리 신경 쓸 필요는 없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건 상대에게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기동력, 반대로 압박이 들어오기 전에 직접 전진할 수 있는 드리블과 빠른 판단이다.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홍명보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 서형권 기자
옌스 카스트로프(왼쪽, 남자 축구대표팀), 호드리구(브라질). 서형권 기자
옌스 카스트로프(왼쪽, 남자 축구대표팀), 호드리구(브라질). 서형권 기자
사노 가이슈(일본). 게티이미지코리아
사노 가이슈(일본). 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 대표팀의 스리백 대형이 완성도를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도 이 지점이다. 중앙 미드필더는 상황에 따라 아예 상대 진영으로 올라가 압박을 해야 할 때도 있고, 수비수 옆까지 내려와 철저하게 문전을 지켜야 할 때도 있다. 활동반경이 매우 넓어야 하고 자기 자리만 지키고 있어서는 그라운드에 많은 빈틈을 노출하는 게 3-4-2-1 대형의 특징이다. 그런데 현재 한국 미드필더들의 기량은 준수하지만 스타일상 여기 어울리는 자원을 꼽긴 힘들다.

결국 홍 감독이 해석한 그만의 스리백 기반 대형, 그만의 전술로 지금 보유한 선수들을 잘 활용해야 한다. ‘글로벌 스탠다드스리백과는 약간 다른 형태가 되더라도 홍명보식 해법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홍 감독은 여러 선수가 이탈한 가운데 기존의 김진규, 옌스 카스트로프, 원두재, 여기에 권혁규와 서민우를 추가 발탁했다. 사실 홍 감독 부임 후 박용우, 황인범 조합을 오래 고수했다는 걸 감안하면 다섯 명 다 도전자에 가깝다. 이들 중 중원 해법을 제시하는 선수가 등장한다면 이제까지의 입지를 다 뒤집고 월드컵 본선행에 성큼 다가갈 수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게티이미지코리아

 

Copyright ⓒ 풋볼리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