짖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닙니다… 새처럼 ‘삐약’거리는 개구리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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짖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닙니다… 새처럼 ‘삐약’거리는 개구리의 정체

위키푸디 2025-11-14 12:54: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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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비개구리 자료 사진. / 위키푸디

나미비아의 나미브 사막, 바다와 모래언덕이 맞닿은 좁은 해안 지대. 그곳엔 세계에서 가장 작은 개구리 중 하나이자, ‘세계에서 가장 귀여운 개구리’로 불리는 사막비개구리가 산다. 몸집은 손가락 길이보다 짧고, 둥글둥글한 몸에 짧은 팔다리를 가졌다.

눈은 동그랗고 반짝이며, 위협을 받을 때 내는 울음소리는 삐약거리는 장난감 소리처럼 들린다. 하지만 이렇게 사랑스러운 외모와는 달리, 사막비개구리는 생존의 벼랑 끝에 서 있다.

바다와 사막 사이, 안개 속에서 살아남는 개구리

사막비개구리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사막비개구리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사막비개구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나미비아 해안가의 좁은 지역에서만 발견된다. 일반적인 개구리처럼 연못이나 늪에서 살지 않는다. 바다와 모래언덕 사이의 땅, 하루에도 몇 번씩 짙은 안개가 덮이는 그곳이 사막비개구리의 유일한 터전이다. 이 지역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지만, 안개가 자주 끼어 공기 중 수분이 풍부하다. 개구리는 이 수분을 피부로 흡수하며 하루를 버틴다.

낮에는 건조한 공기를 피해 모래 속 10~20cm 아래에 굴을 파고 들어가고, 밤이 되면 촉촉한 모래 위로 나와 먹이를 찾는다. 나방, 딱정벌레 유충, 작은 곤충 등을 먹으며 살아간다. 특이하게도 사막비개구리는 다른 개구리와 달리 올챙이 시기를 거치지 않는다.

암컷은 땅속에 거품집을 만들어 알을 낳고, 부화한 새끼는 바로 작은 개구리 형태로 태어난다. 척박한 환경에서 물이 귀하기 때문에, 생애 초기에 물속 생활을 할 수 없게 진화한 것이다.

멸종 위기 ‘준위협종’, 사라지는 서식지

사막비개구리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사막비개구리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사막비개구리가 사는 지역은 약 2,000㎢ 정도로 좁다. 나미브 사막은 노천 다이아몬드 광산이 많고, 도로 개발이 활발해 서식지가 점점 줄고 있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이 개체를 멸종위기등급 ‘준위협(Near Threatened)’으로 분류했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자취를 감췄다는 보고도 있다.

문제는 유튜브나 SNS에서 사막비개구리의 귀여운 모습이 화제가 되자, 일부 애완동물 거래상들이 이를 채집해 해외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사막비개구리는 극도로 특수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종이다.

해안 안개가 만드는 습도, 일정한 모래 온도, 제한된 먹이 조건이 맞지 않으면 며칠도 버티기 어렵다. 전문가들조차 장기 사육이 어려워 “집에서 키우면 대부분 폐사한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개체가 수입 직후 죽는 사례가 많다.

양서류 연구자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이 종은 사진이나 영상으로만 즐기는 것이 가장 좋은 보호 방법이다.” 귀여운 외모에 혹해 입양하는 순간, 생태계는 또 하나의 개체를 잃는다. 사막비개구리는 보기엔 사랑스럽지만, 자연 속에서만 온전히 존재할 수 있는 생명이다.

세상을 사로잡은 ‘세계에서 가장 귀여운 개구리’

사막비개구리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사막비개구리 자료 사진. / 위키푸디

사막비개구리가 전 세계적으로 알려지게 된 건 2013년이었다. 남아프리카의 아마추어 사진작가 딘 보소프(Dean Boshoff)가 ‘무서운 함성(The Terrifying Scream)’이라는 제목으로 사막비개구리를 촬영한 영상을 유튜브에 올리면서다. 영상 속 개구리는 모래 위에서 삐약거리듯 울고 있었고, 그 소리는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전 세계 SNS에서 사막비개구리는 하나의 밈으로 자리 잡았다. 누군가는 개구리의 울음소리에 인간의 목소리를 입히고, 누군가는 귀여운 표정을 이용해 패러디 영상을 만들었다. 그렇게 사막비개구리는 ‘귀엽지만 무서운 개구리’라는 독특한 이미지로 퍼졌다.

사막비개구리는 자연이 만든 기적 같은 존재다. 사막처럼 혹독한 환경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를 둥글게 만들고, 작은 몸으로 수분을 최대한 간직하도록 진화했다. 그러나 그 귀여움이 인간의 욕심으로 이어지면, 이 생명체는 우리 눈앞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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