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료 인상 공포에 번지는 '절판 마케팅'…소비자 피해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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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료 인상 공포에 번지는 '절판 마케팅'…소비자 피해 경고등

르데스크 2025-11-14 11:21:3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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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손해보험사(손보사)를 중심으로 보험료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영업 현장에서 이른바 '절판 마케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자동차보험·실손보험 손해율이 악화된 데다 금융감독원이 내년도 평균공시이율을 인하하면서 예정이율 하락과 보험료 인상 압박이 커진 영향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보험료가 오르기 전에 가입하라는 식의 막차 영업이 확산될 경우 부당승환,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동차·실손 손해율 악화…보험업계, '보험료 인상' 카드 만지작

 

손해보험사들은 최근 손해율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손보사들의 보험손익은 일제히 감소세를 보였다.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에서 손해율이 크게 뛰면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5개 대형 손보사(삼성화재·메리츠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93.2%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1%p 오른 수치다. 손해율은 보험사가 받은 보험료 대비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을 뜻한다. 업계에서는 통상 80% 안팎을 손익분기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90%를 넘어서면 적자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후 리스크도 손해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보험연구원은 2000~2025년 기후 변수와 자동차보험 손해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폭염보다 한파·강설일수 증가가 사고 발생률과 손해율에 더 뚜렷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올겨울 한파 가능성이 예고되면서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연말까지 더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실손보험도 상황은 비슷하다. 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은 실손보험에서만 매년 1조~2조원의 적자를 내고 있다. 실손보험 적자 규모는 2022년 1조5301억원, 2023년 1조9747억원, 지난해 1조622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1조원 이상 순손실이 발생할 거라는 게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3세대와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지난해 말 기준 각각 128.5%, 111.9%를 기록했다. 손해율이 100%를 넘어섰다는 것은 보험사가 거둬들인 보험료보다 지급한 보험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손해율 악화로 인해 보험사 손실이 커질수록 보험료 인상 압박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내년도 평균공시이율을 0.25%p 내리면서 보험료 인상 가능성은 더 커졌다. 평균공시이율은 예정이율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리로 인하될 경우 보험료는 약 5~10% 오를 수 있다. 손보사들은 이미 신규·갱신형 상품 중심으로 보험료 인상을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이미 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보험료 인상 검토에 착수한 상태다. 삼성화재는 13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최근 4년간 자동차보험 요율을 계속 인하해 온 것이 손해율과 보험손익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내년 보험료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화재의 3분기 자동차보험 손익은 648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올 들어 누적 손실도 341억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2020년 이후 5년 만의 연간 기준 적자 전환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의 손해율이 동반 상승한 데다 평균공시이율 인하로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손보사 입장에서는 보험료 인상을 검토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내년 신규·갱신형 상품을 중심으로 보험료 인상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보험료 오르기 전에 갈아타라"…절판 마케팅·부당승환 우려 확산

 

▲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사의 절판마케팅과 단기 판매 관행을 향후 책무구조도와 내부통제 의무의 관리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르데스크

  

보험료 인상 전망이 커지면서 영업 현장에서는 '절판 마케팅'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절판 마케팅은 "조만간 보험료가 오른다", "이번 달 가입이 마지막 기회다"와 같은 문구로 소비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해 계약을 서두르게 하는 영업 행태를 말한다.

 

최근 일부 설계사들은 내년 평균공시이율 인하와 손해율 상승을 근거로 "보험료가 5~10% 오르기 전에 가입해야 한다", "갱신 시점 전에 갈아타야 손해를 막을 수 있다"는 식으로 소비자를 설득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자동차보험·실손보험 등 손해율이 급등한 상품을 중심으로 상담 문의와 리모델링 제안이 늘어나는 모습이 포착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절판 마케팅이 부당승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부당승환은 설계사나 보험사가 기존 계약을 해지하도록 유도하면서 새로 가입하는 상품과 기존 상품의 보장 범위·이율·갱신 여부·해지환급금 등 주요 내용을 충분히 비교·설명하지 않는 행위를 말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4대 생명보험사(삼성·한화·교보·신한)와 5대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부당승환 적발액은 약 32억원이다. 최근 5년(2020~2024년) 누적액 59억원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금감원이 7개 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을 검사한 결과 408명의 설계사가 2984건의 신규 계약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3583건의 기존 계약을 부당 해지한 사실도 드러났다.

 

한 현장 설계사는 "보험료 인상 전망이 나오면 소비자 문의가 늘어나고 회사 차원에서도 리모델링 영업을 독려하는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비갱신형처럼 보험료 인상과 직접 관계가 없는 고객까지 일률적으로 갈아타게 하는 것은 향후 분쟁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절판 마케팅에 대한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보험사의 절판마케팅과 단기 판매 관행을 향후 책무구조도와 내부통제 의무의 관리 대상에 포함시키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상품, 리스크, 마케팅 담당 임원에게 관련 책무와 의무를 부여하고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경우 사고 유무와 관계없이 제재가 가능하다"며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관리 의무를 소홀히 했다면 책임을 묻겠다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제도 개선과 별개로 소비자들의 주의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재현 단국대 보건의료정책연구소장은 "보험료 인상이라는 단기 요인에만 반응해 섣불리 갈아타기보다는 기존 계약의 보장 수준, 갱신 여부, 해지환급금, 신규 상품의 총비용 구조 등을 종합적으로 비교해야 한다"며 "보험사는 예정이율 산정 근거와 상품 구조를 보다 투명하게 설명해 소비자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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