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신동훈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마흔이 됐지만 하는 행동은 여전히 어린 아이다. 중요한 경기에서 쓸데없는 팔꿈치 가격으로 불필요한 퇴장을 당하면서 포르투갈 패배 원흉이 됐다.
포르투갈은 14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에 위치한 아비바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F조 5차전에서 아일랜드에 0-2 패배를 당했다. 승리했다면 월드컵 본선행도 가능했는데 패배를 하면서 놓쳤다.
호날두는 아일랜드전을 앞두고 동기부여가 컸다. 세계 축구 역사상 최고 선수 중 하나인 호날두는 1985년생이다. 2023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로 왔다. 호날두가 알 나스르에 온 후 사우디아라비아 영입 폭풍이 유럽을 덮었다. 알 나스르에서 여전히 활약을 이어가는 호날두는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도 여전히 주전이다.
포르투갈의 유로 예선 선두 질주를 이끌면서 본선행을 눈앞에 뒀다. 호날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관광 포럼에서 "2026 월드컵이 내 마지막 월드컵이다. 확신한다. 그때는 41살이다. 난 축구에 모든 걸 바쳤다. 25년 동안 축구에 몸을 담았고 클럽, 대표팀을 거치면서 여러 기록을 세웠다. 정말 자랑스럽다. 이 순간을 즐기고 현재를 살아가고 싶다"고 북중미 월드컵을 향한 동기부여를 밝혔다.
그러면서 "아직 은퇴는 아니다. 은퇴를 한다고 하면 적어도 1년 안에 떠난다고 생각하는데 그렇다면 당장 은퇴는 없다. 2년 뒤 즈음에 은퇴를 하려고 한다. 나이는 마흔인데 난 여전히 즐기고 나아가고 있다. 몸 상태는 좋다. 포르투갈 대표팀에서도 골을 넣고 팀을 도와주고 있다. 타이틀을 원한다. 그게 나의 인생이다"고 덧붙였다.
아일랜드 팬들을 향해 메시지도 보냈다. 호날두는 지난 아일랜드와 맞대결에서 네베스 골이 나왔을 때 제이크 오브라이언 앞에서 세리머니를 해 아일랜드 팬들의 엄청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사전 기자회견에서 이를 의식한 듯 “아일랜드 팬들을 좋아한다. 그들의 응원은 정말 사랑스럽다. 다시 여기에서 뛰게 돼 기쁘다. 힘든 경기를 예상한다. 아일랜드 팬들이 너무 야유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고 “착한 아이가 되려고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승리를 하면 남은 1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북중미로 가는 포르투갈은 디오구 코스타, 디오구 달로트, 후벵 디아스, 곤살루 이그나시오, 주앙 칸셀루, 주앙 네베스, 비티냐, 후벵 네베스, 베르나르두 실바, 호날두, 주앙 펠릭스로 선발 명단을 구성했다. 핵심 선수들이 모두 나와 승리를 노렸다.
시작부터 포르투갈이 몰아쳤다. 호날두를 앞세워 골을 노렸는데 전반 17분 아일랜드 코너킥 때 패럿이 골을 터트리면서 아일랜드가 앞서갔다. 이후에도 퀴민 켈러허 선방에 막히면서 고개를 숙였다. 전반 45분 패럿이 또 골을 터트리면서 2-0으로 차이가 벌어졌다.
급해진 포르투갈은 헤나투 베이가, 넬송 세메두를 투입해 기동력을 확보했다. 그러던 후반 16분 호날두가 경합 도중 신경질적 모습을 보이면서 팔꿈치로 등을 가격했다. 비디오 판독이 실시되는 동안 아일랜드 팬들이 야유를 보내자 호날두는 '징징 거리지 마'라고 말하는 듯한 행동을 취했다. 퇴장이 아니라고 확신하는 듯했지만 비디오 판독을 끝낸 주심은 퇴장을 선언했다. 이번 퇴장은 호날두가 뛴 A매치 226경기 중 첫 퇴장이었다.
호날두는 박수를 치고 엄지를 들었다. 고개를 계속 흔들면서 판정에 불만도 드러냈다. 아일랜드 관중들은 손가락 욕과 호날두가 했던 행동을 따라하면서 조롱을 했다. 이미 0-2인 상황에서 호날두 퇴장은 포르투갈에 치명적이었다. 어쩔 수 없이 반칙을 범했다가 당한 퇴장이 아니라 상대 견제에 신경질적으로 반응을 해 팔꿈치 가격을 한, 즉 불필요한 퇴장이었다. 40살 베테랑에게 기대한 모습이 아니었다.
포르투갈은 호날두 퇴장으로 경기가 매우 꼬였다. 호날두 퇴장 이후 포르투갈은 후반 18분 프란시스코 트린캉, 하파엘 레앙을 추가했다. 후반 31분 곤살루 하무스를 투입해 최전방을 강화했다. 아일랜드에 점유율을 내주면서도 계속 반격했다. 후반 43분 하무스 슈팅은 켈러허가 막아냈고 후반 추가시간 달로트 헤더도 막혔다. 후반 추가시간 3분 네베스 중거리 슈팅을 켈러허가 쳐냈다. 후반 추가시간 5분 하무스 헤더도 골문과 거리가 있었다 결과는 포르투갈의 0-2 패배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호날두가 A매치 226경기에서 첫 퇴장을 당했다. 아르메니아와 최종전에서 결장을 하고 폭력 행위로 인한 사후 징계까지 받을 수 있다. 큰 여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이상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일랜드의 하이미르 할그림손 감독은 "호날두는 집중력을 잃었다. 팬들 때문인 것 같다. 퇴장이 나왔을 때 호날두 본인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한 것 같다. 좌절을 했겠지만 우리 수비수를 공격한 건 어리석은 결정이었다"고 이야기했다.
포르투갈은 아르메니아와 최종전에서 월드컵 본선행 확정을 노린다. 유럽 예선은 1위만 본선 직행이 가능하다. 현재 헝가리와 승점 2점 차이다. 아르메니아를 상대로 이변을 당하고 헝가리가 아일랜드를 잡으면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 여전히 유리한 건 포르투갈인 건 사실이나 호날두 퇴장으로 분위기가 하락한 걸 감안해야 한다. 호날두 퇴장에 더 비판이 쏠리고 있는 이유로 보인다.
Copyright ⓒ 인터풋볼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