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행의 詩·畵·音] 41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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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행의 詩·畵·音] 41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1-14 05:56:35 신고

3줄요약

원시(遠視)

                    오세영

 

멀리 있는 것은 아름답다.

무지개나 별이나 벼랑에 피는 꽃이나

멀리 있는 것은

손에 닿을 수 없는 까닭에

아름답다.

 

사랑하는 사람아,

이별을 서러워하지 마라,

내 나이의 이별이란 헤어지는 일이 아니라 단지

멀어지는 일일 뿐이다.

 

네가 보낸 마지막 편지를 읽기 위해선 이제

돋보기가 필요한 나이,

늙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을 멀리 보낸다는

것이다.

머얼리서 바라볼 줄을

안다는 것이다.

 

오세영(1942~)은 전남 영광 출생으로 서울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시인·평론가다. 서울대 국문과 교수로 재직했다. 1968년 『현대문학』에서 시 「잠 깨는 추상」으로 등단했다.  대표작으로 연작시인 「무명연시(無明戀詩)」를 비롯, 「모순의 흙」, 「우수시초(憂愁詩抄)」, 「그릇」, 「아크로바트」, 「하일(夏日)」 등을 꼽을 수 있다. 그는 모더니즘의 언어의식을 전통사상에 접맥시키면서 언어를 극도로 정제하는 지적 구사와 서정의 접맥을 시도한 시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원시(遠視)’은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꽃들은 별을 우러르며 산다’(1992)에 실려 있는 시이다. 

폴 세잔, 생트 빅투아르 산(1887년경). 캔버스에 유화, 67x92cm. 영국 런던 코톨드 아트 인스티튜트 소장 

 프랑스 후기 인상파 화가 폴 세잔(1839~1906)은 생애 마지막 20년 동안 남부의 고향 엑상프로방스에서 머물면서 생 빅투아르 산을 반복해서 그렸다. 생 빅투아르 산은 어릴적 절친한 친구인 프랑스의 작가 에밀 졸라(1840~1902)와 함께 오르던 산이다. 그는 생 빅투아르 산을 수없이 그리면서 빛의 변화에 따른 사물의 외관을 좇는 인상파 화가들의 화풍에서 벗어나 색채 감각을 통해 사물을 형상화했다. 그는 “나는 색채만으로 원근법을 지배하고자 노력한다.”고 말할 정도로 색채에 집착했다. 

한잎의 그리움 / 조준 시, 한지영 작곡 / 테너 이영화

 

김시행 저스트이코노믹스 논설실장: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산업부, 증권부, 국제부, 문화부 등 경제·문화 관련 부서에서 기자, 차장, 부장을 두루 거쳤다. 한경 M&M 편집 이사, 호서대 미래기술전략연구원 수석연구원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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