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를 떠나 무사히 수능 시험을 치러준 아이들이 너무 대견합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종료된 13일 오후 5시20분께 경기도교육청 제30지구 제17시험장인 수원 효원고등학교.
굳게 닫혀 있던 정문이 열리고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 수험생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박수가 쏟아졌다. 수험생 자녀를 기다리며 교문 앞을 지키던 학부모들은 함께 고생했을 모든 학생들에게 박수를 보냈고 학생들도 감사를 표했다.
가장 먼저 교문을 나선 유영재군(19)은 취재진과의 인터뷰 내내 아버지 손을 꼭 붙들고 있었다. 유군은 수능 직후 기분에 대한 질문에 “무덤덤한 것 같다”며 “끝났다는 게 아직 잘 실감 나지 않는다”고 덤덤히 말했다.
그러고서는 아버지의 얼굴을 흘깃본 뒤 “시험 끝나고 아빠 얼굴 보니 마음이 좀 편안한 느낌이 든다”며 웃어보였다. 아들의 모습을 지켜보던 아버지 유병현씨(57)는 “우리집 막둥이가 수능을 마쳤으니 오늘은 집에 가서 맛있는 저녁을 함께 먹으려 한다”고 화답했다.
지팡이를 짚고 학부모들 사이에서 고개를 내밀며 손주를 찾던 김형진씨(88). 손주를 응원하기 위해 서울에서부터 불편한 몸을 이끌고 자리를 지키던 김씨는 멀리서부터 걸어 나오는 손주 김군이 보이자, 얼굴에 환한 미소를 지었다. 고생했을 손주에게 처음 건넨 말은 “고맙다. 고생했다”였고 김군은 자신을 응원하기 위해 서울에서 와준 할아버지의 품에 한참을 안겨 있었다.
오후 3시께부터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인천고등학교 앞에서 딸을 기다리던 이경진씨(57)는 시험을 마치고 나온 딸과 포옹을 나눈 뒤 “우리 아이도 고3이 처음이지만, 수험생 엄마는 저도 처음이라 정말 떨렸다”며 “이른 아침부터 이어진 긴 시험을 치른 딸이 대견할 따름”이라고 자랑스러워 했다.
한편, 이날 지역 곳곳의 시험장은 ‘공중협박’에 대응하기 위한 교육 당국과 경찰의 움직임이 분주했다. 교문 앞에는 경찰 대테러 기능과 기동대 등이 시험장 주변을 돌며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
도교육청도 올해 이례적으로 공중협박 및 위험물 사고 방지를 위한 특별 대책을 시행, 수험생의 책가방을 교실 밖으로 옮기는 등 사고 발생 위험을 미연에 방치할 수 있도록 조처했다. 지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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