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생했어, 그리고 잘했어"…수능 끝, 끌어안은 가족들(종합)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고생했어, 그리고 잘했어"…수능 끝, 끌어안은 가족들(종합)

이데일리 2025-11-13 17:45:49 신고

3줄요약
[이데일리 사건팀] “고생했어. 잘했어.”

13일 오후 수능 시험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현재 기자)




◇수험생 쏟아져 나오자 가족들 ‘박수’

13일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끝나가는 오후 4시께 서울 종로구 경복고 앞. 학부모 수십 명이 조용한 분위기에서 차분하게 수험생을 기다렸다. 학부모들은 손목시계와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면서 교문을 하염없이 바라봤다. 이선미(47)씨는 “아침에 부담될까 말도 조심스러웠다”며 “소리 크게 응원해주고 싶었는데 아이가 부끄러워할까 봐 교문 앞에선 못하고 북악산에 올라가서 응원했다”고 웃어보였다.

오후 4시50분께부터 수험생들이 우루루 나오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떨린다’ ‘긴장된다’는 말을 주고 받다가 수험생들을 발견하고 박수를 쳤다.

대부분 수험생들은 밝은 얼굴로 시험장을 나왔지만 일부는 아쉬움이 묻어나는 표정으로 교문을 나왔다. 김민환(19)군은 “아주 잘 본 것 같아서 만족스럽고, 부모님께도 먼저 고생했다고 당당히 말씀드리고 싶다”며 “오늘 친구들이랑 놀러 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최주경(19)군은 “후련할 줄 알았는데 솔직히 너무 허무하고, 사탐이 어려워져서 페이스가 약간 흔들렸다”며 “너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찝찝한 기분이다”고 아쉬워했다.

같은 시간대 서울 구로구 신도림고 앞에서도 학부모들이 초조한 표정으로 수험생을 기다리고 있었다. 박민정(47)씨는 “딸이 재수생인데, 부담을 주기 싫어서 차분하게 오늘을 준비했다”며 “시험을 마치고 나면 ‘수고했다’고 안아주고 싶다”며 웃어보였다.

4시50분께부터 수험생들이 퇴실하기 시작하자 교문 앞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학부모들은 “고생했어” “수고했어”라며 수험생을 안아주기도 했다.

수험생 일부는 친구들과 함께 현수막을 배경으로 ‘수능 인증샷’ 셀카를 찍으며 해방감을 누리기도 했다.

김영윤(18)양은 “비문학을 풀 때 시간이 촉박했고, 사탐이 까다로웠던 것 같지만 홀가분하고 웃음도 막 나온다”며 “원래는 집에 가서 바로 자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아 친구들을 만나 노래방에 갈까 생각 중이다”고 밝게 웃었다.

조시은(19)양은 “수능이 끝났지만 디자인학과 실기시험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도 고생일 것 같다”며 “우선 본가로 내려가 쉴 생각”이라고 말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를 찾은 수험생 가족과 불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험생 입실하고 가족들은 손 모아 기도

올해 수능날 날씨는 평년보다 포근해 걱정했던 ‘수능 한파’는 없었다. 이날 오전 7시께부터 수험장엔 긴장된 얼굴의 수험생과 이들을 배웅하러 온 학부모, 각 학교 응원단 등이 몰려들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여고에서 수능을 치르는 강모(19)양은 “긴장되긴 하는데 그래도 엄청 떨리진 않는 것 같다”며 “아침에 엄마가 ‘지금까지 너를 잘 키운 나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해달라’고 했다”며 미소를 보였다.

서울 종로구 경복고 앞에선 ‘시계를 정확하게 확인해야 한다’ ‘잘하고 와’ ‘화이팅’ 등 수험생을 격려하는 말들이 들려왔다. 최지호군의 어머니 김도연(54)씨는 “아침에 도시락에 넣을 반찬 5가지를 했는데 아들이 평소 먹던 음식 밥 잘 먹지 않으면 힘들다고 해 평소와 똑같이 했다”며 “아들이 앉아서 오래 공부하는 걸 힘들어했지만, 오늘 긴장 안 하고 탁 들어가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금옥여고 앞에선 황모(35)씨와 캐나다에서 온 왈리(41)씨가 수험생들에게 초코바를 나눠줬다. 황씨는 “왈리는 캐나다에서 왔고 한국에 1년 살면서 교육시스템을 알게 됐는데, 계속 잘 싸워와야지만 시험을 잘 볼 수 있으니 얼마나 많은 압박을 느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며 “여러모로 응원하고 싶다고 해 왈리가 팻말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수능 시험이 시작하자 수험생의 가족들은 교회와 성당, 절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여의도순복음교회, 명동성당, 조계사 등 종교시설은 수험생을 위한 특별 기도를 진행했다.

시어머니와 함께 교회를 찾은 50대 김희원씨는 “외동아들이 서울권 메디컬과를 원하는데 하나님이 좋은 길로 인도해주실 것”이라며 “아들이 긴장하는 거 같아 보였는데 기도가 끝나고 아들의 수능도 끝나면 고기를 먹으러 갈 것”이라고 살짝 웃어보였다.

남편과 함께 명동성당에 기도하러 온 이정희(73)씨는 “큰 손자가 재수해서 두 번째 수능이라 좋은 기를 받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여기까지 왔다”며 “아주아주 간절한 마음이다. 아이가 부담을 가질까 봐 카톡만 보냈는데 실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리를 다쳤지만 손주를 생각해 군포에서 조계사까지 발걸음한 박모(87)씨는 “절을 못해 의자에 앉아서 손주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오늘 수능이 끝날 때까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날인 13일 오전 인천 부평구 부평고등학교 교문에서 한 수험생이 입실 마감 직전 순찰차에서 내려 급히 시험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0km 수험생 수송 작전까지 펼쳐진 시험날

올해 수능은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진행됐다. 올해는 전년보다 3만 1504명 늘어난 55만 4174명의 수험생이 응시원서를 접수했다.

수능 1교시 응시자는 전체 지원자 54만8376명 중 90.6%인 49만7080명에 달했다.

경찰은 수험생들이 시험을 볼 수 있도록 234건의 편의 제공 활동을 했다. 이날 순찰차 수송 134건, 에스코트 36건, 수험표 전달 16건, 기타(주정차차량 이동 등) 48건 등 지원이 있었다.

경찰은 이날 오전 5시43분께 경기 서해안선 팔탄JC 서울방향 부근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나 전차로 통제상황이 발생하자 수험생을 순찰차로 태워 서울 이화여고까지 50km 수송 작전을 펼쳤다.

대전에선 오전 7시57분께 지갑을 놓고 나와 시험장까지 뛰어가는 수험생을 발견한 순찰차가 수험생을 2km가량 이동 지원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교통경찰 등 1만475명, 순찰차 등 2238대를 동원했다. 불법 주·정차량 단속, 소음 유발 행위 계도 등을 통해 시험장 주변 교통 관리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험 종료 이후 미성년자 음주 및 무면허 운전 등 예방을 위한 안전활동에서 적극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