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주요 습지를 안정적으로 보전·관리하는 것이 인천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을 줄이고 항공 안전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13일 인천지속가능발전협의회에 따르면 이기섭 한국물새네트워크 대표는 지난 12일 인천지속협 상상발전소에서 열린 ‘인천공항 조류충돌 저감을 위한 습지보전 방안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영종도는 이동성 철새의 주요 이동 경로”라며 “개활지를 선호하는 조류들은 공항 상공을 통과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봄과 가을 철새 이동 시기에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과거 공항 좌우 농지와 초습지가 사라지면서 조류가 종전 이동경로를 포기하고, 공항 상공으로 경로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며 “습지를 안정적으로 보전·관리하는 것이 조류 충돌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했다.
이번 토론회는 인천지속협이 추진하는 인천 연안·해안습지 보전 인식증진 실천사업의 하나다. 국제적인 철새 도래지 영종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조명하는 과정에서 인천공항의 조류 충돌(Bird Strike) 저감도 고려한, 항공안전과 습지보전의 균형 있는 접근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다.
토론에 참여한 김요한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위원장은 “공항 안전과 지역 안전은 분리된 목표가 아닌 공동의 가치”라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이 안전의 대상이 아니라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로 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영종 주민이 참여하는 ‘조류감시 모니터링단’ 구성, ‘공항-지역-전문가 상설협의체 운영’, ‘지역 학교·주민단체 연계 생태·안전 학습체계 구축’ 등을 제안했다.
이 밖에도 수년간 영종지역 조류 현황을 기록하고 있는 함형복 영종주민은 “만조 때 철새들이 쉬던 안정된 습지가 줄어들면서 철새인 큰기러기를 인천공항 제2터미널 인근에서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어 “공항에서 먼 습지에 서식한 겨울 철새 큰고니도 인천공항 인근 유수지에서 관찰했다”며 “공항 주변 안정적인 대체서식지 제공이 조류충돌 예방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토론회에 참석한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인천공항은 과학적·체계적 조류통제 활동을 하고 있다”며 “24시간 야생동물 통제대를 운영하고, 전문기관과 협력해 예방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현재 국내 공항 중 조류충돌 발생률이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조류 탐지 레이더 도입 등 과학적 관리체계를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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