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Claude) 챗봇 개발사로 알려진 미국의 AI 기업 앤트로픽이 향후 수년간 500억 달러(약 73조 4750억 원)를 미국 내 인공지능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급격히 증가하는 연산 수요에 대응하고, 차세대 AI 모델 개발에 필요한 대규모 컴퓨팅 기반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다.
12일(현지 시간) 앤트로픽은 영국 클라우드 컴퓨팅 기업 플루이드스택과 협력해 뉴욕과 텍사스에 새로운 데이터센터 단지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 시설은 연구·개발 환경을 확장하는 동시에 기존 AI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고성능 컴퓨팅 파워를 제공하는 전략적 인프라가 될 전망이다.
앤트로픽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다리오 아모데이는 “우리는 과학적 발견을 앞당기고, 지금까지 해결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문제에 새로운 접근을 제공하는 AI에 가까워지고 있다”며 “이 잠재력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최전선 연구를 뒷받침할 견고한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발표는 경쟁사 오픈AI가 올해 엔비디아·AMD·브로드컴·오라클·구글 등으로부터 칩과 연산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약 1조 5000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계약을 연이어 체결한 데 이은 행보다. 글로벌 AI 기업들이 자체 인프라 확보에 뛰어들면서, 시장에서는 ‘AI 컴퓨팅 전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앤트로픽도 연산 능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에는 구글과 협력해 AI 모델 훈련과 추론을 위해 100만 개의 구글 클라우드 칩 접근 권한을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모델 개발 전 과정에서 대규모 연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핵심 기반으로 평가된다.
이 회사는 아마존과의 파트너십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아마존은 앤트로픽의 주요 클라우드 제공업체이자 핵심 투자자로, 지금까지 총 80억 달러(약 11조 7560억 원)를 투입했다. 아마존이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서 건설 중인 2.2GW 규모의 대형 데이터센터도 향후 앤트로픽의 모델 훈련에 활용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앤트로픽의 공격적 투자 행보를 두고 “AI 시장 주도권 경쟁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앤트로픽이 기업용 AI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이 회사는 창업자 대부분이 오픈AI 출신으로, 창업 초기부터 “보다 안전하고 신뢰성 있는 AI”를 목표로 기업형 서비스에 힘을 실어왔다.
최근 앤트로픽은 기업가치 1830억 달러(약 268조 9185억 원)를 인정받으며 초대형 AI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기술 업계에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는 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며 “앤트로픽이 확보한 파트너십과 투자 규모는 향후 AI 생태계의 주도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Copyright ⓒ 인디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