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이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법무부 사건 기록을 공개하도록 하는 법안을 다음 주 표결할 예정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2일(현지 시간) CNN에 따르면 마이크 존슨 미국 하원의장은 이날 취재진에 "다음 주 본회의가 재개되면 해당 법안을 상정해 전체 표결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법안은 로 칸나 민주당 하원의원(캘리포니아)과 토머스 매시 공화당 하원의원(켄터키)이 공동 발의한 법안으로, 엡스타인 관련 법무부의 모든 사건 기록을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본회의 부의를 위한 강제 청원에 218명이 필요한데,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아델리타 그리할바 민주당 의원(애리조나)이 이날 취임 선서 직후 청원에 서명하면서 정족수를 채우게 됐다.
서명자를 충족하면 본회의 절차가 자동 개시된다. 다만 하원의장에게 일정 기간 '숙성' 절차를 두는 재량권이 주어지는데, 존슨 의장은 바로 처리할 방침을 시사했다.
법안이 하원을 통과하더라도 상원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높다. 상원에서 채택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의 연관성이 추가 폭로되면서 정치적 타격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하원 감독위원회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언급된 엡스타인 이메일 기록을 공개했다.
성범죄 공모 혐의로 수감 중인 기슬레인 맥스웰 및 작가 마이클 울프와 주고받은 것인데, 트럼프 대통령 이름이 언급됐다.
엡스타인은 2011년 4월 2일 맥스웰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아직 짖지 않은 그 개(드러나지 않은 인물이란 뜻의 관용구)가 트럼프란 걸 당신이 알아줬으면 한다"며 "(피해자는) 그(트럼프)와 함께 내 집에서 몇 시간을 보냈는데, 한 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고 적었다.
2019년 1월 31일 울프에게 보낸 이메일에선 "당연히 그(트럼프)도 그 여자아이들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가 기슬레인에게 그만하라고 말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 한 2015년 12월 15~16일 이메일에선 울프가 "CNN이 오늘 밤 트럼프에게 당신과 관계에 대해 질문할 계획이라 들었다. 방송 중이든 이후 기자회견이든"이라고 보냈다.
엡스타인은 "우리가 그에게 답을 만들어줄 수 있다면 어떤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냐"고 답했고, 울프는 "그가 스스로 목을 매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고 본다. 그가 (당신) 전용기나 집에 간 적이 없다고 말하면, 이는 당신에게 귀중한 PR이자 정치적 자산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메일은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잘못도 하지 않았다는 점 외엔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민주당이 셧다운 사태를 비롯해 수많은 현안에 형편없이 대처한 뒤 시선을 돌리기 위해 엡스타인 사기극을 다시 꺼내 들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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