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만 하지 않길, 같이 기도할게"…두 손 모은 수험생 가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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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만 하지 않길, 같이 기도할게"…두 손 모은 수험생 가족들

이데일리 2025-11-13 11:28: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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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사건팀] “아침에 아이한테 평소 하던 대로만 잘하라고 인사했어요. 그동안 열심히 했으니까 좋은 결과 나오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해야죠.”

(사진=정윤지 기자)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수능기도회가 열리고 있다. (사진=정윤지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일인 13일. 이날 오전 교회와 성당, 절 등 종교시설엔 수능 시험장에 자녀를 데려다 주고 온 학부모들이 속속 도착했다. 종교는 다르지만, 자녀가 시험을 잘 치르길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았다.

시험이 시작한 직후인 8시50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만난 박지우(51)씨는 딸을 위한 기도를 하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박씨는 “첫째 딸을 배웅해주고 학교 정문을 닫을 때까지 기다리다가 평소 다니던 교회에 왔다”며 “그동안 열심히 했으니 하나님이 잘 인도해줄 거라 생각하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교회에선 ‘2026 수능 기도회’가 수능 시험시간에 맞춰 진행됐다. 기도를 위한 자리엔 학부모·학생 이름과 함께 수험생이 목표로 하는 학과와 내용이 적혀 있기도 했다. 또 ‘떨지 않고 수능을 잘 봐서 경찰대학에 입학하게 해주세요’ ‘집중력이 향상돼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등 문구가 자리마다 적혀 있었다.

시어머니와 함께 교회를 찾은 50대 김희원씨는 “외동아들이 서울권 메디컬과를 원하는데 하나님이 좋은 길로 인도해주실 것”이라며 “아들이 긴장하는 거 같아 보였는데 기도가 끝나고 아들의 수능도 끝나면 고기를 먹으러 갈 것”이라고 살짝 웃어보였다.

13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미사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염정인 기자)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도 이날 오전 9시께부터 수험생의 가족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명동성당에서는 10시부터 수험생들을 위한 미사가 진행됐다.

남편과 함께 명동성당에 기도하러 온 이정희(73)씨는 “큰 손자가 재수해서 두 번째 수능이라 좋은 기를 받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여기까지 왔다”며 “아주아주 간절한 마음이다. 아이가 부담을 가질까 봐 카톡만 보냈는데 실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카를 응원하기 위해 기도하러 온 김모(56)씨는 “회사가 근처라 잠깐 왔는데 1년 내내 가끔씩 들러 조카가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길 기도했다”며 “잘하고 있냐고 물어보면 부담스러우니까 1년 내내 연락을 하진 않았는데 결과가 어떻든 격려해줄 생각이다”고 했다.

양승진(58)씨는 기도회를 함께하는 다른 지인들의 자녀를 위한 기도를 올렸다. 양씨는 “기도회에 수능을 보는 자녀가 있는 회원이 2명인데, 1년 동안 함께 응원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찍은 건 다 맞고 실수도 하지 않으면 좋겠다”고 미소지었다.

1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수험생 가족들이 기도하고 있다. (사진=방보경 기자)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도 수험생의 선전을 바라는 마음으로 불공을 드리러 온 학부모들의 발걸음이 몰렸다. 이날 수능이 시작하는 오전 8시40분부터 제2외국어 시험이 끝나는 오후 5시40분까지 법회가 이어진다.

이날 법전과 마당이 두 손을 모은 이들로 가득 찼다. 경기도 일산에서 온 정서인(62)씨는 “특별히 응원하거나 잘 하라고 하면 부담을 가질 거 같아 ‘화이팅’만 외쳤다”며 “공부를 열심히 한 만큼 문제가 공부한 내용에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모(50)씨도 “수능 기간에 아이가 많이 예민했던 거 같아 그럴 때마다 평소에 기도를 많이 했고 멘탈이 안정되기 해달라고 했다”며 “초를 켜고 나왔는데 이제부터 기도하려고 한다”고 했다.

다리를 다쳤지만 손주를 생각해 군포에서 조계사까지 발걸음한 박모(87)씨는 “절을 못해 의자에 앉아서 손주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오늘 수능이 끝날 때까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능에는 전년보다 3만 1504명 늘어난 55만 4174명의 수험생이 응시원서를 접수했다. 이날 시험은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 전국 85개 시험지구, 1310개 시험장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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