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팔거산성에 깃든 역사…"신라 최초의 석축 성벽 양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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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팔거산성에 깃든 역사…"신라 최초의 석축 성벽 양식 확인"

연합뉴스 2025-11-13 10:02:5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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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쪽 성벽 조사 결과…내벽 튼튼히 쌓고 구간별 '책임 시공' 흔적

대구 팔거산성 발굴 조사 모습 대구 팔거산성 발굴 조사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약 1천500년 전 신라의 수도 방어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대구 팔거산성에서 신라 성곽 발달사를 엿볼 수 있는 흔적이 확인됐다.

국가유산청은 "사적 '대구 팔거산성' 일대를 발굴 조사한 결과, 신라 최초의 석축 성벽 양식을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대구 팔거산성은 함지산 정상에 축조된 산성 유적이다.

신라가 고구려·백제와 각축전을 벌이던 5세기 이후 수도 즉, 신라 왕경(王京)의 서쪽에서 방어 체계의 큰 축을 맡았을 것으로 여겨진다.

처음 지은 것(초축)으로 추정되는 체성 내벽 처음 지은 것(초축)으로 추정되는 체성 내벽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작년 9월부터 진행된 발굴 조사에서는 약 2천151㎡ 구역을 중심으로 성벽과 산성 관련 시설을 확인했다.

그 결과, 성벽의 몸체에 해당하는 체성은 최소 2차례에 걸쳐 지은 것으로 파악된다.

조사를 담당한 화랑문화유산연구원은 "먼저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초축 성벽은 삼국시대에, 이후 축조한 개축 성벽은 고려 때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과 연구원 측은 먼저 지어진 성벽을 주목하고 있다.

초축 체성 내벽 초축 체성 내벽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외벽을 보면 하부는 한쪽 면만 쌓아올린 반면, 상부는 성벽 안팎의 양쪽 면을 쌓아 올린 뒤 그사이를 흙이나 돌로 채워 넣는 방식으로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하부 성벽은 흙으로 성을 쌓는 토성과 비슷하게 35∼40도의 경사각을 유지하며 쌓은 것으로 조사됐다. 토성에서 석축 산성으로 나아가는 과정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외벽 상부와 내벽을 비슷한 높이에서 서로 등지고 있는 형태로 쌓아 올렸는데, 신라 석축 성벽의 초기 형식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곡성과 박석 시설 곡성과 박석 시설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성벽을 안전하고, 튼튼하게 올리려 한 흔적도 발견됐다.

이번에 조사한 서북쪽 성벽 구간의 경우, 외벽 평면은 '일(一)'자 형이지만, 내·외벽을 합한 전체적인 평면은 '철(凸)'자 형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내벽 중앙 쪽에서 측정한 내·외벽 사이의 두께는 양쪽 끝의 배 가까이 됐다.

국가유산청은 "내벽 일부를 2배 정도 두껍게 축조한 것은 함지산 곡부에 위치한 성벽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조사에서는 과거 성벽을 분업해서 축조한 정황도 확인됐다.

3차 발굴 조사 대상 구역 3차 발굴 조사 대상 구역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성벽에는 2.3∼2.7m 간격으로 세로선이 뚜렷하게 보이는데, 집단별로 구간을 나눠 축조하고 이웃한 집단과 맞닿아 있는 경계 부분은 협업한 흔적으로 추정된다.

연구원 관계자는 "하나의 구획선 내에서는 한 집단이 채석, 운반, 축조까지 모든 공정을 책임지는 일종의 '책임 시공' 방식을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원 측은 "팔거산성은 5세기 후반 신라의 축성술이 정형화되기 이전의 석축 산성"이라며 "신라 석축 산성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에 지은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국가유산청과 대구 북구청, 화랑문화유산연구원은 이날 오후 2시 발굴 현장에서 설명회를 열고 조사 성과를 공개한다.

2021년 1차 발굴 조사 당시 모습 2021년 1차 발굴 조사 당시 모습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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