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MBN ‘언포게터블 듀엣’이 또 한 번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지난 12일 방송된 ‘언포게터블 듀엣’에서는 직장암 4기 투병 중인 무명 가수 이사벨라와 치매를 앓고 있는 남편 이호만 씨의 가슴 뭉클한 러브스토리가 그려졌다. 기억을 잃어가는 남편이 끝내 아내의 이름을 기억하고, 함께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완창하며 ‘기억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언포게터블 듀엣’은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사람과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 함께 무대를 꾸미는 리얼리티 뮤직쇼. 지난해 추석 단 한 회 방송만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콘텐츠 아시아 어워즈 2025’에서 실버 프라이즈를 수상하며 글로벌 공감 포맷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시즌에는 MC 장윤정을 비롯해 조혜련, 오마이걸 효정, 그리고 새롭게 합류한 손태진이 공감 시너지를 더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지난 12일 방송된 2회는 1부 1.2%, 2부 2.0%, 최고 시청률 2.3%(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치를 경신,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입증했다.
이날 주인공은 오직 아내만을 기억하는 남편 이호만 씨였다. 10년 전 치매 진단을 받고 단어조차 기억하지 못하지만, 여전히 “이사벨라”라는 이름만큼은 잊지 못했다. 아내 이사벨라는 직장암 4기 판정을 받고 12차 항암을 견디며 매주 요양병원을 찾아 남편 곁을 지켜왔다. “남편은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주는 사람, 내 생애 최고의 팬이에요”라는 이사벨라의 말에 장윤정과 패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기억 버스’에 오른 부부는 과거의 행복한 순간들을 떠올렸다. “가장 사랑했던 게 뭐예요?”라는 질문에 남편은 망설임 끝에 또렷이 “이호만, 이건애”라 답하며 아내의 이름을 불렀다. 잊혀진 기억 속에서도 남은 단 하나의 이름, 그 순간 스튜디오는 눈물바다가 됐다.
남편이 과거를 떠올리며 “옷장사”라는 단어를 되뇌는 장면도 깊은 인상을 남겼다. 사업 실패 후 새벽시장을 돌며 생계를 이어가던 시절을 회상하던 아내는 “그 시간을 원망이 아닌 사랑으로 버텼다”고 고백해 감동을 더했다.
이어 공개된 직장암 진단서. 이사벨라는 “살고 싶다고 기도하며 버텼다”고 털어놨다. 항암 부작용으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낼 때조차 남편은 “재밌는 놀이를 하는 줄 알고 웃었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러나 간혹 돌아오는 맑은 정신 속에서 남편이 남긴 짧은 문자들에는 ‘사랑’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리고, 기적의 무대가 펼쳐졌다. 남편은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가 흘러나오자 음정과 가사를 또렷하게 기억해 완창했다. 그가 아내에게 보냈던 문자가 바로 이 노래의 가사였음이 밝혀지며, 현장은 숨을 죽였다. 박정현은 “음악이 정말 마법 같다”며 감탄을 감추지 못했다.
이사벨라와 남편은 함께 무대에 올라 이 곡을 다시 불렀다. 두 사람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그 순간, 객석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가득 찼다. ‘기억은 사라져도 사랑은 남는다’는 메시지가 스며든 완벽한 피날레였다.
무대의 마지막은 메모리 싱어 박정현이 부른 헌정곡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였다. 이사벨라는 “나를 위한 위로의 노래는 처음이에요”라며 오열했고, 박정현은 “이사벨라 부부의 이야기가 제 마음속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언포게터블 듀엣’은 매주 수요일 밤 10시 20분 MBN에서 방송된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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