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맨스 대신 땀내 나는 우정…함께 성장하는 젊은 야구대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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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맨스 대신 땀내 나는 우정…함께 성장하는 젊은 야구대표팀

연합뉴스 2025-11-13 06:58:2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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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투수들 '원태인 바라기'…원태인은 "귀찮다"면서도 조언 아끼지 않아

출국하는 원태인과 문동주 출국하는 원태인과 문동주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야구대표팀 원태인과 문동주가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도쿄로 출국하고 있다.
야구대표팀은 오는 15일과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를 예정이다. 2025.11.12 eastsea@yna.co.kr

(도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일본과 두 차례 평가전을 앞둔 한국 야구대표팀은 어린 선수 위주로 팀을 꾸린 게 특징이다.

특히 투수 평균 연령은 22.1세로 역대 성인 대표팀 최연소다.

야구 대표팀에서 후배들의 절대적인 신뢰를 받는 선배는 투수 조장을 맡은 원태인(25·삼성 라이온즈)이다.

원태인은 이번 대표팀에서 손주영(26·LG 트윈스)과 곽빈(26·두산 베어스)에 이어 연차로는 세 번째다.

다만 원태인은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부터 대표팀 유니폼을 입었고 대표팀 등판 경험만 10경기로 현재 류지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서 가장 관록있는 투수다.

그런 원태인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후배가 '차세대 에이스' 문동주(22·한화 이글스)다.

원태인은 1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을 마친 뒤 "(문)동주가 너무 귀찮습니다"라며 웃었다.

그는 "버스도 옆자리라 너무 힘들고 계속 따라다닌다"라고 덧붙였다.

원태인은 "거의 제가 애착 인형이 된 것 같다. 제가 애착 인형을 데리고 다니는 게 아니라 동주가 저를 애착 인형으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 (그 계기가 뭔지) 한번 물어봐야겠다"고 말해 모두를 웃겼다.

원태인, 해외에서도 인기 만점 원태인, 해외에서도 인기 만점

(도쿄=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원태인이 12일 일본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도쿄 하네다공항에 도착해 마중 나온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2025.11.12 eastsea@yna.co.kr

물론 불평하는 건 농담일 뿐이다.

원태인은 곧바로 "그런 후배가 있다는 게 너무나도 기쁜 일"이라며 "그만큼 저를 좋아하는 투수가 있다는 게 뿌듯하기도 하다. 야구장에서 보여준 것들이 후배들에게 조금이나마 좋게 보인 것 같아 스스로 뿌듯함을 느낀다"고 속내를 밝혔다.

문동주의 생각은 달랐다.

12일 일본으로 떠나기 전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그는 "(원)태인이 형은 (무심하게 챙겨주는) '츤데레' 스타일"이라고 딱 잘라 말했다.

문동주는 "좋은 티를 못 내더라. 막상 안 보면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그렇게 얘기하면 부끄러워한다"고 폭로했다.

문동주가 원태인을 따르는 이유는 확실하다. 리그에서 보여준 실력에 대한 존중이다.

문동주는 "태인이 형은 대한민국 최고의 선발 투수"라며 "모든 기록을 찾아봐도 원태인 선수가 최상위권이다. 꾸준한 최상위권 기록을 몇 년간 증명해오고 있어서 태인이 형 같은 선발투수는 대한민국에서 당장 없다고 생각한다"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몸 푸는 야구 대표팀 몸 푸는 야구 대표팀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 K-베이스볼 시리즈 한국과 체코의 국가대표 평가전을 하루 앞둔 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한국 대표팀 문동주 등 선수들이 훈련하고 있다. 2025.11.7 nowwego@yna.co.kr

'특급 신인' 정우주(19·한화)의 배움에 대한 열의는 원태인을 더욱 놀라게 했다.

원태인은 "우주가 (체코전 이후) 인터뷰에서 저한테 물어보고 싶은 게 아주 많다고 하는데, 좀 부끄러워서 못 다가오고 있다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 먼저 불러서 이렇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정우주는 '류현진표' 커브를 팀 선배 류현진에게 직접 배운 게 아니라 다른 팀에서 뛰는 입단 동기 정현우(키움 히어로즈)에게 배울 정도로 아직은 선배가 어렵다.

원태인은 "정말 기특하다고 생각한 게, 저한테 물어보고 싶은 '질문 리스트'를 적어서 왔더라"라며 "하루에 하나씩 물어보라고 얘기하고 있다"며 웃었다.

이에 대해 정우주는 "선발 투수가 꿈이다. 태인이 형의 모든 것을 따라 하고 싶고, 배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더그아웃 향하는 정우주 더그아웃 향하는 정우주

(서울=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9일 오후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네이버 K-BASEBALL 시리즈' 대한민국과 체코의 평가전.
5회말 정우주가 등판, 이닝을 마무리 지은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5.11.9 eastsea@yna.co.kr

그는 "태인이 형이 컷 패스트볼(커터)을 몸쪽 높은 코스로 계속 썼는데 그 의도가 궁금하고, 1년 내내 밸런스도 꾸준한 거 같아서 그걸 어떻게 정립하면 좋을지 많이 물어보고 싶다"고 구체적으로 말했다.

원태인은 "후배들이 경기 운영과 체인지업이나 제구 같은 실질적인 것들을 많이 물어본다"며 "성심성의껏 대답해주고, 저도 후배들에게 궁금한 게 있으면 스스럼없이 다가가서 물어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단순한 '브로맨스'를 넘어, 소속팀이 다른 젊은 투수가 서로의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땀내 나는 우정'이 대표팀 훈련장을 채운다.

일본을 상대로 한 평가전의 승패도 중요하지만, 이번 대표팀의 진정한 목적은 이처럼 젊은 선수들이 한데 모여 서로 절차탁마하며 한국 야구의 미래를 함께 키워가는 데 있다.

다른 유니폼을 입고 경쟁하던 이들이 '태극마크' 아래 하나 되어 땀 흘리며 성장하는 것이 류지현호가 이번 평가전에서 얻어갈 가장 큰 수확이다.

4b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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