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미순 박사 특별기고] 음악으로 열어 가는 통일의 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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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미순 박사 특별기고] 음악으로 열어 가는 통일의 문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11-13 02:53:25 신고

3줄요약
사진=백미순 박사
사진=백미순 박사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로 남아 있는 우리 민족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평화통일을 열망한다. 이러한 국민의 기대와 의무를 바탕으로 한반도의 통일을 위해 정부 및 민간 차원에서 다양한 준비가 행해지고 있다. 북한에 대한 많은 연구가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피상적(皮相的, cursory)인 수준에 머무는 분야들이 존재한다. 통일을 향해 가는 여정에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북한 체제의 실상뿐 아니라 그 이면에 작동하는 정신적, 사상적 영역에 대한 접근 또한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분야에 대한 연구는 그 양과 질적 수준에서 미흡한 실정이다.

북한 주민들의 사상 또는 정신세계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 중에서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이는 수령제 사회인 북한에서 체제 유지를 위해 지도자들이 의도적으로 음악을 강조한 데서도 연유할 것이다. 북한 정권의 창건자인 김일성(1912.4.15.1994.7.8.)을 비롯한 그 후계자들도 그러한 전철을 밟고 있다. 특히 김정일(1942.2.16.2011.12.17.)음악을 창작하고 보급하는 것도 하나의 정치이며, 나의 첫사랑은 음악이라고 할 정도로 음악을 정치적으로 활용했다. 김정일 정권에서 본격화된 이른바 음악정치는 김정은(1984.1.8.) 정권에서 악단정치, 공연정치로 한층 현대화되는 등 그 활용 폭이 더 넓어지고 있다.

 북한 음악은 선정적, 폭력적, 염세적인 내용을 철저히 배제하고, 최고 통치자의 위대성과 주민에 대한 사랑, 주민들의 지도자에 대한 충성, 노력 동원 촉구 및 각종 계몽적인 내용 위주로 구성된다. 특히 지도자의 정책 방향을 음악에 실어 주민들에게 전달하며, 주민들의 사상적 통일과 근로 의욕을 고취하여 북한식 사회주의건설에 앞장서도록 하는데 주된 목적이 있는 것이다.

 북한 수령형상 음악의 이해를 통해 북한 사회의 현실을 올바로 인식하며, 한반도 평화통일 시대를 준비하는데 남한 주민들이 방관자적 처지가 아닌 창조적 동참자로서의 의식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

 북한의 수령형상 음악 이해

음악은 지대한 대중성과 사상성을 내포하고 있다. 수많은 독재 정권들은 이러한 음악의 특징을 활용해 대중의 사상과 정서에 큰 영향력을 끼쳐왔다. 북한에서도 음악은 김일성 일가의 우상화, 체제 유지, 선전선동을 위한 중요한 사상교육 매체로 자리 잡았다. 북한 당국은 수령의 유일영도체제를 강화하고, 모든 인민들로 하여금 수령결사옹위로 나아가게 하기 위해 음악을 통한 수령형상을 시대에 맞게 지속적으로 창조해 나가고 있다.

북한 체제는 유일영도체계를 기본으로 하는 수령제 사회이며, 3대 세습을 통해 이러한 체제의 특성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다. 북한 음악의 최우선적인 역할은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수령을 우상화, 신격화하는 데 있다. 수령형상 음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주체사상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북한에서는 주체사상이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지도 이념으로 되어있는데, 음악도 예외가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은 수령을 최고의 절대적 존재로 칭송하는 가운데 정책 노선에서도 주체성과 자주성을 생명으로 여기고 있다. 북한이 주체와 자주를 어느 정도로 강조하는지는 2019412일 김정은의 시정연설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자주는 우리 공화국의 정치철학이며 김일성-김정일주의국가건설사상에서 중핵을 이룹니다. 사회주의국가는 모든 활동에서 자주적 대(줄기, 토대)를 세우고 주체적 립장을 확고히 견지하여야 나라의 존엄과 인민의 운명을 수호하고 자체의 실정에 맞게 자기 힘으로 사회주의를 건설하고 완성할 수 있습니다. 우리 공화국은 자주를 조선혁명의 생명으로, 국가건설의 근본 초석으로 내세우고……자주의 강국으로 세계에 그 존엄과 위용을 높이 떨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체사상을 내면화(internalization)시키는 과정에서 나타난 수단의 하나가 주체음악, 수령형상 음악이다. 수령형상 음악은 북한의 주체음악과 그 궤를 같이한다. 주체음악은 주체사상을 북한 인민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통로 역할을 한다. 주체음악 가운데 특별히 북한의 절대적 권력자인 수령의 형상을 창조, 계승, 발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수령형상 음악이라고 세분화시킬 수 있다.

 북한 수령형상 음악의 발전

김일성에 의해 주체 시대가 출범하면서 음악을 비롯한 문학예술은 자주성을 강조함과 동시에 유일사상체계를 철저히 세우는 데에 창작의 초점을 맞추었다. 김일성 령도의 현명성과 높은 덕성을 찬양하고 충성을 다짐하는 수령형상 창조가 송가 창작의 최고 목표가 되어야 했다.

이러한 김일성 수령형상 창조는 김정일에 의해 계승된다. 수령은 당을 넘어 국가 그 자체였을 뿐 아니라 신적 존재로 그려지기도 했으며, 수령의 후계자 또한 형상화의 중심적인 대상이 되었다. 후계자의 존재가 혁명의 연속성을 보장한다는 논리를 통해서 권력 세습을 정당화하고, 후계자를 영웅적이고, 탁월한 지도자라고 부각한 것이다.

수령형상 창조를 계승한 김정일 시대의 특징 중 하나는 음악정치를 공식화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음악정치를 통해 김정일 선군정치를 칭송하고 혁명의 수뇌부를 중심으로 한 군민의 일심단결을 강화해 나간 것이다. 김정일 정권에서 음악은 강성대국 건설의 정서적 무기, 선군시대에 맞는 사회주의 문화 확립을 통해 체제 유지의 핵심적 역할을 하였다.

김정은은 20124월 북한의 최고지도자로 정식 취임하면서, 수령인 자신의 영도 아래 하나같이 움직이는 정치 체계를 굳건히 세워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였다. 이러한 유일적 영도체계 확립 과정에서 김정은은 김정일 시대와 마찬가지로 음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김정일의 음악정치에 대한 연속성을 가지면서도 자신의 구상을 새롭게 펼쳐나가는 혁신성을 보여주었다.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삼지연관현악단 등이 김정은 시대에 새롭게 창단되었는데, 그 음악의 형식 면에서 파격을 보였다. 다만 내용 면에서는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 고취 및 우상화, 체제결속을 다지는 내용과 권력 강화를 위한 선전선동이 주를 이룸으로써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북한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및 북미 관계 개선 의지를 보이면서 음악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변화가 나타났다. 이 시기부터 대외적인 음악 활동은 삼지연관현악단을 중심으로 여러 악단과 가수들이 연합해서 이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공연은 체제 선전 등의 정치적인 색채가 크게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각 악단의 음악적 독창성과 장점을 부각하였다. 이것은 북한의 대외적 이미지를 개선하는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북한 젊은 층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내용과 형식에 일부 변화를 모색하는 점에서 이전 시대와 차이를 보인다.

닫는 글

북한 체제는 유일영도체계를 기본으로 하는 수령제 사회로 3대 세습 체제를 확고히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세습 체제를 공고히 하는 과정에서 수령형상 음악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북한의 수령형상 음악은 수령의 주요 정책을 가사에 담고 있다. 따라서 노래의 제목과 내용만으로도 정치적 흐름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은의 통치 사상과 그에 대한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데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이처럼 음악이 이끄는 북한 사회를 이해해 나갈 때 평화통일의 문은 더 사실적이고 구체적으로 열리게 될 것이다.

◆백미순 박사는 ^2019 숭실대학교 일반대학원 Ph.D.(통일지도자학)

                   ^2011 숙명여자대학교 음악치료대학원음악치료전문가과정 졸업

                   ^2009 American University of CaliforniaM.CE.(상담학)

                   ^1995 공주사범대학교 B.A.(음악교육학)

                              ^)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서울강서구협의회 부회장

                       ^현) 통일부 국립평화통일민주교육원 통일교육위원

                        ^현) 숭실평화통일연구원 전문연구원

                        ^현) 서울 평화통일포럼 연구위원

                         ^현) 한국관악협회 이사

                         ^현) 행복문화예술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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