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마시고 강백호 사자!"…팬심이 만든 신(新) 야구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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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마시고 강백호 사자!"…팬심이 만든 신(新) 야구문화

르데스크 2025-11-12 15:20: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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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프로야구 시즌이 LG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막을 내리면서 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열리자 각 구단 팬들 사이에서 독특한 응원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바로 구단의 모기업 제품을 적극적으로 소비하거나 반대로 일정 기간 구매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구단의 영입 의지를 자극하는 이른바 '소비 응원'이다. 팬들이 직접 소비 행동을 통해 구단의 투자 결정을 압박하고 격려하는 새로운 문화가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프로야구 FA 시장 개막 이후 각 구단 팬들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전력 보강을 위해 SNS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소비 운동을 벌이고 있다. FA 자격을 얻은 선수를 잡거나 필요한 포지션을 보강하기 위해 구단이 적극적으로 나서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올 시즌 상반기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며 8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이 기대됐던 롯데 자이언츠는 시즌 막판 12연패로 순위가 급락하며 하위권으로 떨어졌다. 이에 팬들 사이에서는 장타력을 갖춘 타자와 안정적인 수비가 가능한 내야수 보강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커졌다. 팬들은 롯데가 FA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길 바라는 뜻으로 롯데웰푸드의 '빼빼로'나 롯데칠성음료의 '새로' 등을 구매하며 응원 의사를 드러내고 있다.

 

SNS에는 '롯데가 FA에 나설 수 있도록 롯데 제품을 소비하자'는 글이 빠르게 확산됐다. 부산의 한 술집 메뉴판에는 "새로 드세요. 강백호 사야 해요. 박찬호 사야 해요"라는 문구가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빼빼로데이였던 지난 11일에는 이러한 움직임이 절정에 달했다. 한 팬은 "올해는 롯데 빼빼로를 먹지 않겠다"고 썼고, 또 다른 이는 "기아 팬인 엄마가 빼빼로를 좋아하지만 올해만큼은 안 먹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반면 롯데 팬들은 "온 세상이 롯데를 돕는 중"이라며 재치 있는 반응을 보였다.

 

▲ 롯데자이언츠 팬들은 FA 시장이 열린 이 시기에 롯데 제품을 소비하면 구단에 긍정적인 영향을 기대하고 있다. 사진은 SNS에서 볼 수 있는 롯데 제품 구매 움직임. [사진=스레드 갈무리]

 

 

롯데 팬 김소윤 씨(28)는 "올해는 가을야구가 눈앞이었는데 막판 연패로 무너져 아쉬움이 크다"며 "시즌 내내 홈런 부족과 불안한 수비가 문제로 지적된 만큼 팬들이 소비로 응원하는 만큼 구단이 이번 FA 시장에서 꼭 필요한 선수를 영입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FA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KIA 타이거즈의 박찬호 선수와 KT 위즈의 강백호 선수 팬들은 다른 방식으로 의사를 표현하고 있다. 이들은 FA 계약이 발표될 때까지 경쟁 구단의 모기업 제품 구매를 자제하겠다는 이른바 '소비 보이콧'을 공유하고 있다. 박찬호 선수의 잔류를 바라는 KIA 팬들은 빼빼로데이에 롯데의 빼빼로 대신 일본 브랜드 포키를 선물하기도 했다.

 

KIA 팬 왕선영 씨(26)는 "올해는 롯데 팬들이 박찬호 영입을 위해 빼빼로를 사 먹는다는 글을 보고 대신 포키를 사서 선물했다"며 "기아 하면 자동차가 대표 브랜드지만 쉽게 소비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기에 당분간 경쟁사 제품을 쓰지 않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SNS상에서는 '박찬호 잔류를 위해 KIA 팬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2000회 이상 공유되며 열띤 반응을 얻었다. 박찬호 선수의 영입 경쟁에는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 두산 베어스도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KIA 팬들은 '두산에너지빌리티 주가 떨어지길 기도하기', '롯데제과 제품 먹지 않기', '롯데마트 대신 이마트 이용하기', '유니클로 불매하기' 등 롯데와 두산 계열사 제품 소비를 줄이자는 실천 방안을 공유하고 있다.

 

▲ 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기아 타이거즈의 박찬호 선수(왼쪽)과 KT 위즈의 강백호 선수. [사진=연합뉴스]

 

KT 위즈의 간판 타자 강백호 선수 팬들 사이에서는 "KT 소액결제를 하면 구단에 실제로 도움이 되는가" 같은 질문이 오가며 보다 직접적인 지원 방식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단순한 응원을 넘어 팬들이 구단의 재무구조나 수익 구조까지 분석하는 움직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참여형 팬덤 경제'로 평가하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팬들은 단순한 관람객이 아니라 구단의 성패에 영향을 미치는 참여형 투자자로 진화하고 있다"며 "스포츠팀을 브랜드 자산으로 인식하고 팬과 주주의 경계가 흐려지면서, 팬심이 구단의 투자 전략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팬들이 애정으로 자발적인 소비와 보이콧을 통해 구단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은 한국 프로스포츠 산업의 잠재 성장 신호"라며 "구단도 이제 팬을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동반 성장의 파트너로 인식해야 할 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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