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 음식, 도시의 역사와 정치의 거울...기원전의 푸드트럭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거리 음식, 도시의 역사와 정치의 거울...기원전의 푸드트럭

월간기후변화 2025-11-12 09:57:00 신고

 고대 이집트 생선튀김부터 푸드 트럭까지, 음식이 말하는 사회의 이야기

 

거리 음식은 언제나 도시의 심장과 함께 뛰었다. 사람의 발길이 가장 많이 닿는 곳에서, 가장 생생한 삶의 냄새가 피어난다.

▲ 이집트는 거리음식에도 생선요리가 많다.    

 

고대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생선튀김에서부터 로마의 테르모폴리아, 런던의 피쉬앤칩스, 뉴욕의 베이글, 그리고 로스앤젤레스의 푸드 트럭까지 

 

이들의 공통점은 단순히 ‘음식’이 아니라 ‘사회적 통로’라는 점이다. 거리 음식은 저소득층, 이민자, 여성에게 비공식 경제 참여의 문을 열어주었고, 정치인들에게는 대중과 공감하는 상징적 무대가 되었다.

▲ 길거리음식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게 조리된다.    

 

고대의 거리에서 피어난 첫 요리들

 

거리 음식의 기원은 고대 문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알렉산드리아의 생선튀김은 오늘날의 패스트푸드와 같은 개념이었으며, 로마의 테르모폴리아에서는 서민들이 간단한 식사를 해결했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 부엌이 없는 시민들은 거리에서 끼니를 때웠고, 이 거리 식당들은 일상의 중심이 되었다. 이처럼 거리 음식은 문명의 계층 구조 속에서 평등한 식탁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했다.

 

도시의 번영과 사람의 다양성이 교차하는 곳마다 거리 음식은 피어났고, 이는 곧 도시 발전의 척도로 작용했다.

 

바그다드의 식도락과 런던의 유대인 요리


아바스 왕조 시절의 바그다드는 거리 음식의 천국이었다. 칼리프조차 변장을 하고 거리로 나가 서민의 음식을 맛보았다는 일화가 남아있다.

 

이러한 문화는 훗날 유럽의 대도시로 이어졌다. 런던에서는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쫓겨난 유대인들이 튀김 요리를 전하며, 감자튀김과 결합해 피쉬앤칩스가 탄생했다. 이처럼 ‘외부자’가 들고 온 음식이 대중의 입맛에 스며들며 주류 문화로 자리 잡는 과정은, 음식이야말로 가장 강력한 문화 융합의 매개체임을 보여준다.

 

 

뉴욕의 베이글, 이민자의 상징이 되다


뉴욕은 거리 음식의 진화가 가장 역동적인 도시다. 항구 주변의 조개구이에서 시작된 뉴욕의 길거리 요리는 독일의 프레첼, 이탈리아의 피자, 유대인의 베이글로 확장됐다.

 

베이글은 폴란드 유대인들이 북미로 건너오며 전한 음식으로, 1970년대 이후 미국의 아침 식탁을 대표하게 되었다.

 

이는 단순한 빵이 아니라, 이민자들이 새로운 땅에서 자신들의 문화를 정착시키는 상징이었다. 뉴욕의 거리 음식은 곧 세계 각지의 삶이 모여든 축소판이자, 다양성이 만들어낸 미각의 민주주의였다.

 

로이 최의 푸드 트럭, ‘이민자의 부엌’이 달린다


현대 푸드 트럭의 부흥은 한국계 미국인 로이 최의 ‘코기 BBQ’로부터 시작됐다. 그는 2008년 LA 거리에서 김치와 타코를 섞은 퓨전 요리를 팔며 SNS로 위치를 공개했고, 이는 음식과 디지털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혁명을 불러왔다.

 

푸드 트럭은 더 이상 생계형 장사가 아니라 문화적 표현의 장이 되었다. 척 웨건의 이동식 부엌에서 시작된 이 전통은 이제 도시의 감각과 유행을 담는 ‘움직이는 레스토랑’으로 진화했다.

 

 

정치인의 거리 음식: 공감의 연출과 실수의 역사


정치와 음식은 언제나 밀접했다. 서민과의 거리감을 좁히기 위해 정치인들은 선거철마다 길거리 음식을 먹는 장면을 연출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맥도날드와 KFC를 즐기는 사진을 올려 ‘나는 서민과 함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반면 2016년 뉴욕 피자를 포크로 먹은 후보는 ‘뉴욕 문화를 모른다’는 비난을 받았다.

 

1972년 조지 맥거번은 코셔 핫도그를 우유와 함께 먹는 실수로 유대인 표를 잃었고, 1976년 제럴드 포드는 돔할레를 어색하게 먹다 “문화적 무지”라는 비판을 받았다. 거리 음식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대중의 정서를 읽는 사회적 감각의 시험대였다.

 

 

거리 음식은 언제나 권력과 문화를 잇는 다리였다. 고대의 길거리에서, 대도시의 트럭 앞에서, 혹은 선거 유세장의 포장마차 앞에서, 음식은 늘 ‘같이 먹는다는 것’의 정치학을 보여준다. 함께 나누는 한 끼의 따뜻한 순간이야말로, 가장 오래된 민주주의의 맛이다.

Copyright ⓒ 월간기후변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