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글로벌 제약 시장은 면역항암제와 비만치료제가 압도한 한 해로 기록됐다.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임상 설계, 항체·약물접합체(ADC) 위탁개발, 대형 인수·합병(M&A) 확대로 산업 구조 자체가 재편되고 있다.
12일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 자료를 인용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가장 큰 시장을 차지한 의약품은 MSD(머크)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로, 매출이 약 300억달러(44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키트루다는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도록 돕는 면역항암제의 대표 격으로, 기존 항암제를 대체하며 ‘차세대 항암 패러다임’을 이끌고 있다.
비만치료제 부문에서는 노보 노디스크의 ‘오젬픽’(세마글루타이드)과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티르제파타이드)가 각각 220억달러(32조원), 200억달러(29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집계됐다.
이 두 약물 외에도 ‘위고비’, ‘젭바운드’ 등 파생 제품군까지 포함하면 세마글루타이드·티르제파타이드 계열의 전체 매출은 약 700억달러(102조원)에 달한다. 보고서는 “GLP-1 계열 비만약이 체중감량을 넘어 심혈관·신장질환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하며 시장을 폭발적으로 키웠다”고 분석했다.
항체·약물접합체(ADC) 시장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항암 ADC 파이프라인이 급증하면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이 활발해졌고, 올해 시장 규모는 25억달러(3조7천억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연평균 성장률은 최대 12%로 예측됐다.
M&A 열기도 뜨겁다. 올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인수·합병 총액은 1천500억달러(약 220조원)를 넘었으며, 글로벌 상위 25개 제약사는 1조3천억달러(약 2천조원)의 투자 여력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점진적 금리 인하와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완화 기조가 맞물리며 자금 흐름이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한편 올해 신규 임상시험의 절반은 생성형 AI로 설계된 것으로 분석됐다. AI를 활용하면 신약 개발비 중 약 80%를 차지하는 임상 비용을 최대 50%까지 절감할 수 있으며, 현재 제약·바이오 기업의 90%가 AI 기술에 투자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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