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재형 기자] 경험 중심의 소비와 기업의 경영 효율화 전략이 맞물리며 ‘복합몰’이 유통가의 새로운 생존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주요 지역에 대한 기업 간 선점 경쟁에 불이 붙으며 복합쇼핑몰을 위시한 신규 출점 경쟁이 본격화되는 등 유통가 전반을 둘러싼 경쟁구도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와 롯데, 현대백화점그룹이 전국 주요 도시에 복합몰 출점을 앞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는 광주와 창원, 화성 등에 복합몰 출점을 계획하고 있으며, 롯데도 대구와 전주 등에 신규 매장을 열고 광주 수완지구와 부산 등 지방 소재 아울렛 매장에 대한 복합몰 전환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7343억원을 투자해 오는 2027년 ‘더현대 부산’을 개점할 계획이며, 이듬해 더현대 광주도 문을 열 예정이다.
서울 포화 지역 대신 광역시와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신규 거점을 확보해 출점 비용을 줄이고 상권 다각화를 꾀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지방 거점 복합몰은 수도권 대비 건축·운영비 부담이 적고, 지역 내 독점적 지위를 통해 높은 소비 효과를 창출할 수 있어 수익 확보 측면에서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성장 동력을 모색하는 유통기업의 복합몰은 단순 판매시설을 넘어 쇼핑·여가·문화 결합 공간으로 설계된다. 소비자의 오프라인 채널 방문을 유도하고, 브랜드 가치 제고와 고객 접점 확대에 초점을 두는 등 체험형 공간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유통기업의 복합몰 확장을 두고 오프라인 매장 매출 확대, 체험 전략 강화뿐 아니라 유통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신호로 보고 있다.
온라인 중심 유통이 자리 잡으면서 기존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으로는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어려워졌다. 오프라인 공간을 새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고, 판매 중심에서 경험 중심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 매장 성과의 기준을 매출이 아닌 소비자 체류 시간으로 평가하는 점이 핵심이다.
소비자 경험 중심으로 구조가 전환되면서 오프라인 유통채널의 운영과 투자 방식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복합몰 출점에는 대규모 자본과 부지가 필요한 만큼 지속적인 전국 단위 확장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초기 투자 비용 회수까지 상당 기간이 소요되고,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SSM)처럼 매장을 빠르게 늘리기도 쉽지 않다. 이로 인해 상징성과 방문객 유입 효과가 높은 지역 중심의 복합몰 출점이 현실적인 방안으로 거론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프라인 채널별 역할도 세분화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 복합몰은 신규 수요를 창출하고 체험 중심의 소비를 이끄는 거점으로 백화점은 리뉴얼을 통해 고급 브랜드와 문화 콘텐츠를 강화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대형마트와 SSM은 대규모 확장보다는 지역 밀착형 매장과 온라인 연계 물류 거점으로 전환하는 추세다.
이 과정에서 오프라인 채널 간 중복을 줄이고, 각 매장의 기능과 핵심 고객층을 명확히 구분하는 방향으로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신규 점포 수보다 개점 이후 운영 완성도와 지역 적합성이 출점 판단의 기준으로 부상한 가운데 각 채널의 차별화 전략이 향후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복합몰은 개점 초기부터 광역 상권의 소비자들을 선점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으로 작용한다. 지역별로 대규모 복합몰이 들어설 수 있는 부지가 제한적인 만큼 경쟁사보다 먼저 거점 지역에 깃발을 꽂아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사실상의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려는 유통기업 간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다.
한상린 한양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온라인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려면 전통 채널인 백화점, 마트로는 한계가 명확하다”며 “온라인에 머무른 소비자를 되찾아오기 위해서는 복합몰이 주력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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