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적으로 대규모 신축 아파트 입주가 가까워지면 전셋값이 떨어지지만 최근 이러한 통념이 흔들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동대문구 이문동에 위치한 '이문자이아이파크' 전용 59㎡ 전세 매물이 최근 3,000만 원 오른 6억 원에 재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매물들도 대부분 5,000만 원가량 호가가 높아진 상황이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해당 단지의 전세가는 5억 원대 중후반 수준이었다. 당시 전용 59㎡ 매물은 5억 2,000만 원부터 시작됐고, 같은 단지의 84㎡형도 6억 원대에 거래됐다.
이는 인근 단지와 비교하면 더욱 합리적인 편이라 역시 입주장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올해 1월 입주를 시작한 '래미안라그란데'(3,069가구)의 전용 59㎡ 전셋값이 6억 5,000만~7억 원 수준을 형성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에 비해 이문자이아이파크는 입주 초기에 1억 원 이상 저렴한 가격으로 전세를 구할 수 있어 실수요자들에게 합리적인 대안지로 떠올랐다.
그러나 최근 10·15 부동산 규제 대책이 시행되면서 서울의 전세 매물 현상이 심화되자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됐다.
이문동의 A 공인중개사는 "이문자이아이파크는 워낙 규모가 커 입주 초기 전세 매물이 한꺼번에 많이 나왔지만, 최근 정부 대책 이후 전셋값 상승세가 겹치며 가격이 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문자이아이파크뿐만 아니라 서울의 다른 신축 아파트 역시 사정이 비슷하다는 점이다.
내년에는 전셋값 더 상승할 가능성 높아
'휘경SK뷰' 전용 59㎡는 지난달 5억 3,000만 원에 거래됐지만, 이달 최저 호가는 5억 8,000만 원으로 한 달 새 5,000만 원이 상승했다. 6월 입주를 시작한 '휘경자이디센시아' 역시 초기에는 4억 원대까지 전셋값이 내려갔으나, 최근 6억 원대까지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대단지 신축 아파트는 잔금을 전세보증금으로 충당하려는 집주인이 많기 때문에 입주 초기 전세 물량이 쏟아지면서 시세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올해 서울 신축 시장에서는 이 공식이 깨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부 규제의 강화를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지난 6·27 대출 규제에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금지되면서 전세보증금으로 잔금을 마련하기 어려워졌고, 10·15 부동산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조정대상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전세 공급이 위축됐기 때문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규제로 인해 전세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가격이 하락해야 할 시점에도 오히려 오르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며 "내년 입주 감소와 보유세 인상 가능성까지 겹치면 전세 상승 압력이 세입자에게 집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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