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0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가급적 빠른 시점 내에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경제에 대해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세를 보이고, 최근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춘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에 당분간 수도권 주택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그는 또 거주자의 해외투자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과도하다고 판단하고, 범정부 차원의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아울러 최근 금과 일부 가상자산 강세에 대해 면밀한 분석을 통해 외환보유고 운용 전략을 점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11일 한은이 공개한 '2025년 19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인하 의견을 개진한 신 위원은 "국내외 경제·금융여건을 고려할 때 금리를 현재의 2.5%에서 2.25%로 25bp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위원은 금리 인하 근거로 성장 부진을 짚었다. 그는 "국내 경제는 민간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도 "올해 상반기 중 경제성장이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 정책에 상당 부분 의존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내년에는 미 관세 영향, 미·중 간 갈등 재점화 가능성에 따른 수출 관련 불확실성과 함께 건설 부문의 지속적인 부진 등이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며 잠재성장률을 하회하는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민간 부문으로 성장의 축을 이전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시장에 대해서는 실물 부분 부진과 자산 시장 과열에 통화정책이 금융안정으로 제약받는 상황이라고 진단하면서도 "최근 주택시장 쏠림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 수요 억제에 초점을 맞춘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이 고강도로 시행되면서 당분간 수도권 주택시장은 위축될 것"이리고 판단했다.
최근 고환율에 대해서는 "대규모 대미 투자 협상 불확실성 심화, 미·중 무역갈등 심화에 따른 위험회피심리 강화와 함께 큰 규모의 거주자 해외투자 등에 기인한 것"이라며 "거주자 해외투자가 환율에 미치는 영향이 과도하다고 판단되는 만큼, 이를 완화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신 위원은 금의 추가 매입과 비트코인 등 가산자산 등의 외환보유고 포함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고 봤다. 그는 "안전자산인 금과 함께 일부 가상자산 가격이 강세를 나타내었는데 이는 지정학적 불안정, 과거 수년 동안 팽창된 유동성, 그리고 재정 건전성 악화에 대한 시장 우려 등에 복합적으로 기인한다"고 봤다.
그러면서 "면밀한 분석을 통해 국제금융시장 불안정 위험에 대비하고 우리나라 외환보유고 운용 전략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외환보유고에 대해 금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포함 여부를 다시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끝으로 신 위원은 "안정적인 물가와 상당 기간 지속된 부진한 경제 성장세, 최근의 고강도 주택시장 안정화 정책으로 인해 당분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택시장 상황, 그리고 이미 상당 기간 지연된 금리 인하 시점 등을 고려할 때 가급적 빠른 시점 내에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3일 열린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한은은 기준금리를 2.5%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효과를 지켜봐야 하고, 반도체 경기 호조에 수출이 회복세라는 점을 들어 인하 시점을 미뤘다. 위원 6명 중 5명이 유지 의견을 보였다. 하지만 신 위원은 홀로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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