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석화단지인 석화 여수·대산·울산 산단에 속한 업체들은 사업 재편을 위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견 조율이 쉽지 않아 협상이 난항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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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장 먼저 결과물을 도출할 곳으로 보이는 곳은 대산이다. 대산 산단 내 롯데케미칼과 HD현대오일뱅크는 NCC 통폐합 논의가 상당히 진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케미칼이 대산 공장 NCC 설비 등을 현물 출자 방식으로 HD현대케미칼에 이전해 설비를 통합하는 방식이다. HD현대케미칼은 합작사를 세운 뒤 양사 지분을 비슷하게 재조정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수와 울산에서는 지지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여수는 국내 최대 규모 석화산단이 자리한 곳으로 LG화학, 롯데케미칼, 여천NCC, GS칼텍스 등 국내 대형 NCC 업체들이 모두 모여있다. LG화학은 GS칼텍스에 NCC 2공장을 매각하자고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 진전된 협상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미 정유·석화 수직계열화를 갖춘 GS칼텍스가 급할 것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또 여천NCC를 롯데케미칼이나 LG화학 등 다른 NCC업체와 통폐합하는 아이디어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여천NCC는 한화와 DL 두 그룹이 지분 50%씩 보유한 곳으로, 양사 합치된 의견을 도출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울산에서는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에쓰오일 등 3개 업체가 지난달 사업 재편을 위한 업무협약을 별도로 체결했다. SK지오센트릭의 설비를 대한유화가 인수하는 방안이 힘을 얻고 있지만, 업체 간 이해관계가 엇갈리면서 구체적인 합의안 도출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에서도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추세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4일 “일부 산단과 기업의 사업재편이 여전히 지지부진해 업계의 진정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지난 9월 직접 울산을 방문해 빠른 사업재편을 촉구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연말로 기한을 못 박은 구조조정 시한을 넘길 거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가 기업들 스스로 자구안을 도출하라며 자율에 맡겼기 때문에 강제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또 정부가 제시한 지원책이 기업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기업들끼리 꾸준히 의견을 나누고 있지만 구체적인 합의안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연내 협상 타결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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