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이 최근 '터널 부부'의 사연을 통해 현대 가정의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집중 조명했다. 11월 10일 방송된 이 에피소드는 남편의 거액 빚과 그 과정에서 드러난 불신, 그리고 발달 지연 아동 양육의 어려움을 상세히 다루며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일으켰다.
해당 부부는 13년간의 결혼 생활 중 남편의 금융 문제로 인해 관계가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 남편은 보이스피싱과 코인 투자 실패로 총 1억 3천만 원에 달하는 빚을 지게 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아내에게 사실을 은폐하고 허위 진술을 반복했다. 오은영 박사의 심층 상담을 통해 남편이 일부 대출금을 수령했음에도 사기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진실을 숨겨온 사실이 드러나며 아내의 불신은 더욱 깊어졌다.
가족의 위기는 경제적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둘째 아들은 뇌병변으로 8년째 재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자해 행동까지 보여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의 자해 행동이 통증을 통해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려는 자극일 수 있다고 분석하며, 소아정신과 전문의의 약물 치료 병행을 권고했다. 또한 과거 아이의 문제 행동 제지 과정에서 아동 학대 신고가 접수돼 아이들과 분리되었던 경험은 고위험 가족이 겪는 복잡한 현실을 반영한다.
이러한 사연은 금융 사기, 투자 실패 등으로 인한 가계 부채 증가가 단순한 경제 문제를 넘어 가족 구성원의 정신 건강과 신뢰 관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장애 아동을 양육하는 가정의 경우, 경제적 부담과 심리적 어려움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더욱 취약한 상황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은영 박사는 부부 모두의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우려하며, 아이 돌봄 서비스 확대 및 아내의 사회생활 재개를 통한 활력 증진, 남편의 책임감 있는 채무 관리를 현실적인 해결책으로 제시했다.
방송 말미, 남편은 금융 거래 중단과 절약을 약속하며 아내와의 관계 회복 의지를 보였다. 아내 역시 남편의 노력을 인정하며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당부했다. 이번 에피소드는 고위험 가정이 직면한 다각적인 어려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하며, 실질적인 지원과 해결책 모색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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