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 심장' 관통한 진보 청년 전략·인사 코드에 韓 정치권 초미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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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심장' 관통한 진보 청년 전략·인사 코드에 韓 정치권 초미 관심

르데스크 2025-11-11 16:13: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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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계 무슬림 출신의 진보 성향 정치인 조란 맘다니가 미국 사회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맘다니는 최근 뉴욕시장 당선인 신분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주요 인선을 발표하며 향후 시정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특히 인수위 핵심 보직은 물론 선거캠프 핵심 요직에도 여성 인사들을 전면 배치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남성 중심 권력 구조와 극명하게 대비되는 행보를 보였다. 미국 정치권에서는 이번 인사가 단순한 여성 인재 등용을 넘어 트럼프 시대에 강화된 백인·남성 중심의 권력구도에 대한 노골적 도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맘다니의 인사 전략은 미국 사회를 비롯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국내 정치권 등 전 세계 정치권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자본주의 심장' 뉴욕 사로잡은 무슬림 출신 34세 정치인…'이민家·여성' 중심 용인술 조명

 

맘다니는 1991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태어난 인도계 무슬림으로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주해 줄곧 미국에서 성장했다. 그의 집안은 이민자 가정임에도 비교적 유복한 편이었다. 아버지 마흐무드 맘다니는 컬럼비아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어머니 미라 네어는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영화감독이다. 덕분에 학창 시절부터 엘리트 교육을 받았으며 대학 졸업 후 정치 외 분야에서의 경력도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인. [사진=연합뉴스]

 

5일(현지시간) 미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맘다니는 기자회견에서 "인수위 간부 전원을 여성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시장 인수위는 시장 취임 전 시정 운영 방향과 조직 구성을 설계하는 역할을 통해 당선인의 정치적 이미지를 결정짓는 핵심 조직으로 평가된다. 통상 인수위 인선은 새 시장이 어떤 방향으로 시정을 이끌지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현지에서는 인수위 간부 전원을 여성으로 선정한 맘다니의 결정이 다양성과 포용성을 시정의 핵심 기조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맘다니는 인수위 공동의장으로 ▲리나 칸(Lina Khan) ▲마리아 토레스 스프링어(Maria Torres-Springer) ▲그레이스 보닐라(Grace Bonilla) ▲멜라니 헤르초그(Melanie Herzog) 등 4명을 임명했다. 이들 모두 맘다니와 마찬가지로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칸은 파키스탄계 영국인으로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와 뉴욕 맘로넥 지역에서 성장했다. 2021년 바이든 정부 시절 역대 최연소인 32세 나이로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에 지명됐으며 아마존과 구글 등 빅테크를 겨냥한 반독점 정책을 주도해 '빅테크 저승사자'로 불렸다.

 

▲ 리나 칸 전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토레스 스프링어와 보닐라도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각각 필리핀계, 에콰도르계 미국인이다. 토레스 스프링어는 뉴욕시 개발·주택·경제 정책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관료 출신 인사다. 과거 뉴욕시 제1부시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보닐라는 사회복지 행정 분야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그는 뉴욕시 인적자원행정국(HRA) 국장을 지내며 저소득층 공공급여와 주거 지원 프로그램을 총괄했으며 이후 뉴욕 대표 지역복지 비영리단체인 '뉴욕 유나이니트' 회장으로 활동하며 민관 협력 기반의 사회안전망 확충에 주력했다. 헤르초그 역시 자메이카계 미국인으로 보건·복지 정책 분야에 전문성을 지닌 인물로 평가된다. 뉴욕시 예산국 국장, 뉴욕시 보건·복지 담당 부시장 등을 역임한 이력을 지녔다.

 

맘다니는 인수위 공동의장에 이어 실무 총괄 책임자인 집행이사 자리에도 여성을 앉혔다. 그가 임명한 엘라나 레오펄드(Elana Leopold)는 빌 더블라지오 전 뉴욕시장의 보좌관 출신으로 시 복지·도시 정책·주거 및 지역사회 참여 프로그램 운영 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알려졌다. 레오펄드는 더블라지오 시장 재임 당시 시의회, 비영리·커뮤니티 조직 간 협의 구조를 조율하며 실질적인 정책 집행을 주도한 실무형 관료로 평가받는다.

 

캠프 요직에도 여성인재 대거 배치…지방선거 앞둔 韓 정치권도 '맘다니 신드롬' 배경 주목

 

맘다니는 앞서 선거를 치르는 과정에서도 캠프 내에 여성 인재를 대거 배치했다. 선거를 총괄하는 선거대책위원장에 엘 비스고르드 처치(Elle Bisgaard-Church)를 앉힌 게 대표적이다. 1991년생인 처치는 맘다니의 정치 기반인 민주사회주의자 모임(DSA) 핵심 간부 출신이다. DSA는 1982년 설립된 미국 최대 좌파·사회주의 정치조직으로 민주당 내 진보 성향 정치세력의 기반 조직으로 불리고 있다.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등 미국 진보 진영 거물들도 이곳 출신이다. 처치는 맘다니의 지역구인 뉴욕주 퀸스에서 지역 운동과 사회주의 관련 캠페인을 수차례 주도한 이력을 지녔다.

 

▲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선거 캠페인을 담당·기획한 마케팅 전략가 출신 타샤 반 오켄(Tascha Van Auken)도 맘다니의 최측근 인사로 꼽힌다. 반 오켄은 오바마 대선 캠프 출신으로 당시 이미지 메이킹 전략을 통해 미국 정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DSA 뉴욕 지부에 가입해 DSA 출신 정치인인 줄리아 살라자르(Julia Salazar) 뉴욕주 상원의원, 파라 수프랜트 포레스트(Phara Souffrant Forrest) 뉴욕주 하원의원 등 다수를 선거 승리로 이끌며 '킹메이커'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미국 상류 사회의 마당발로 불리는 자라 라힘(Zara Rahim)도 맘다니 선거 캠프에 참여했다. 그는 맘다니가 뉴욕시 유력 인사들과 인연을 맺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보그(Vogue), 우버(Uber) 등 글로벌 기업과 백악관 디지털 전략, 오바마·힐러리 클린턴 대선 캠페인 경험 등의 풍부한 경험과 정·재계를 아우르는 인맥을 동시에 갖춘 인물로 평가된다. 이번 뉴욕시장 선거에선 팔레스타인 지지를 대변하는 등 캠프의 진보적 국제 인권 의제를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 뉴욕주 검찰총장 겸 법무장관인 레티샤 제임스(Letitia James)도 맘다니 선거를 물밑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흑인 여성 최초로 뉴욕주 검찰총장에 오른 제임스 장관은 미국 현지에서 '트럼프 저격수'로도 익히 유명하다. 제임스 장관은 2022년 9월 트럼프 전 대통령과 트럼프그룹(트럼프오거니제이션)이 은행·보험사로부터 유리한 조건을 얻기 위해 자산 가치를 허위 신고했다며 뉴욕시 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고 1심은 트럼프에게 3억5000만달러(원화 약 5100억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최근 트럼프가 지명한 검사가 제임스 장관을 대출 관련 사기 혐의로 형사 재판에 넘기는 등 트럼프·제임스 두 사람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 조국혁신당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진보적 가치와 여성 인재를 중시하는 정치·인사 코드를 내세운 맘다니 돌풍은 세계 각국 정치권의 관심을 불러 모으고 있다. '자본주의 심장'이자 전 세계 유행을 선도하는 도시인 뉴욕에서 먹혔다는 의미는 다른 나라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는 전략이 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한국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5일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개인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맘다니 후보의 당선 소식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며 "맘다니의 당선은 기득권이 아닌 시민 중심 정치가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맘다니의 정치·인사 코드에 대한 한국 정치권의 관심은 내년에 치러지는 지방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커질 전망이다. 특히 뉴욕이 미국을 대표하는 도시라는 점에서 향후 치러질 서울시장 선거가 가장 많이 비교되고 있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비대위원장은 맘다니 연설 영상을 공유하며 "서울은 번영과 성장의 상징이지만 시민들의 삶은 지쳐가고 있다"며 "불평등의 콘크리트 정글 위에 '사회권'의 꽃을 피운 맘다니의 승리가 반갑다"고 역설했다. 일부 의원들도 "시민이 주도하는 변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보여주는 상징적 순간이다"며 "서울도 바뀔 수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뉴욕과 같이 경제·문화적으로 글로벌 영향력이 큰 도시에서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젊은 이민자 출신 정치인이 진보성향을 띤 인재를 선택해 권력 구조를 재편하려는 모습은 국내 정치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뉴욕에서 생겨난 변화의 바람이 향후 서울시장 선거를 비롯한 한국의 지방선거 판도에도 일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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