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향장기수로 42년간 감옥살이를 안학섭(95)씨의 인도적 송환을 추진 중인 안학섭선생송환추진단(송환추진단)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은 외교부를 비판했다. 100세에 가까운 안씨가 정부의 행정을 더는 기다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송환추진단은 11일 "정부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답변만 반복하고 있다. 100세에 가까운 고령의 전쟁 노병이 언제까지 기다릴 수 있을지 아무도 보장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늘도 잔혹한 고문의 후유증과 병든 몸으로 조국 귀환을 기다리고 있는 안 선생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다면 정부는 그 책임을 질 수 있겠나"라며 "송환추진단은 안 선생의 송환이 이뤄질 때까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현재 그는 폐부종 등으로 치료받고 있다. 송환추진단은 안씨의 상태가 위중하다고 반복해서 언급한 바 있다.
앞서 송환추진단은 인천을 출발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또는 베이징을 경유해 평양으로 향하는 송환 방안을 제시하며 정부의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송환추진단은 지난달 14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안학섭 선생 제3국경유 송환관련 정부협조요청' 민원서를 제출했다. 민원 신청의 형식을 빌려 통일부와 외교부에 송환 협조공문을 전달했다는 것이 이들 설명이다.
이에 외교부는 이달 5일 "정부는 인도적·인간적 차원에서 비전향장기수의 송환을 추진해 나간다는 기본방침에 따라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외교부는 같은 과정에서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외교부는 관계부처와 비전향장기수 송환문제해결 진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안씨는 6·25전쟁 중이던 1953년 4월 체포돼 국방경비법(이적·간첩죄)으로 유죄를 선고받아 42년 뒤인 1995년 광복절 특사로 출감했다.
안씨는 2000년 6·15 정상회담을 계기로 그해 9월 비전향장기수로서 북한으로 돌아갈 기회를 얻었으나 미군이 철수할 때까지 투쟁하겠다며 잔류를 선택했다. 당시 북한으로 돌아가기를 희망해온 비전향장기수 63명이 판문점을 통해 북송됐으며, 이후 이 같은 논의는 계속되지 못했다.
한편 불교인권위원회는 이달 20일 제31회 불교인권상 수상자로 안씨를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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