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배 KIEP 대외협력부원장은 "상호관세 조치의 후폭풍이 전망 하향에 반영된 이후 각국의 무역 조정과 인공지능(AI) 투자금 등 상방 요인이 나타나며 최근까지 이어졌다"며 "기업들의 공급망 재편,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 영업이익 희생을 통한 비용 흡수 등도 경기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KIEP는 내년 세계 경제를 관통할 키워드로 '완충된 둔화, 비대칭의 시대'를 지목했다. 당초 우려보다 완만한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과 각 국가별·부문별 성장률의 희비가 엇갈리는 점을 함축한 키워드다. 내년 세게 경제의 주요 리스크로 △신 관세 무역질서의 급변 가능성 △재정 여력 약화와 위기 대응 능력 저하에 따른 위험 △AI 등 기술 투자 쏠림 현상에 따른 리스크 등을 언급했다.
안 부원장은 "미국의 관세정책 불확실성으로 글로벌 무역질서의 긴장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가까스로 합의에 도달하고 있는 현 상황이 되돌려지고 상호관세의 재인상과 보복의 악순환으로 글로벌 무역전쟁이 재점화된다면 세계 교역과 투자가 급격히 위축될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팬데믹 대응 과정에서 정부 부채가 급증해 이미 정부 부채 비율이 사상 최고 수준에 이른 나라들이 많다"며 "정부 재정 여력이 축소된 상황에서는 향후 위기 발생 시 각국 정부의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또 "기술기업 투자에 대한 높은 집중도 때문에 작은 충격에도 시장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자산 가격 하락을 넘어 실물투자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는 리스크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가는 안정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미국의 원유 생산량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내년 원·달러 환율은 올해보다 안정될 것으로 관측했다. 윤상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은 "무역 쪽에서 우리나라 수출이 나아지고 있는 부분은 확실히 환율에 안정이 되는 요인"이라며 "내년에 1% 후반대 성장을 하면 세계 경제가 둔화되는 거에 비해 우리나라는 성장을 하는 것이기에 환율이 안정세로 내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일부 불확실성의 존재도 언급했다. 윤 실장은 "아직 팩트시트가 나오지 않았지만, 한미협상 결과에 따라서 매해 20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하는 점은 하방 요인이다. 또 과거와 달리 해외 증권투자가 많이 늘어난 부분은 구조적으로 정말 환율 하락을 제약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의 양대축인 주요 2개국(G2)의 상황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IEP는 미국과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1.6%, 4.2% 예상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협상, 무역확장법 제232조 관세 추가 등이 내년 미국 경제의 위험요인으로 거론된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시장 침체 지속, 미중 갈등 재점화 우려 등이 리스크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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