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석주원 기자 | 올해 출시된 국산 게임 중 최고의 게임을 시상하는 2025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이 1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대상을 선정하는 본상 후보에는 총 8종의 게임이 올라온 가운데 최종 대상 경쟁은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과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리버스’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올해 3월 27일 출시한 넥슨의 ‘마비노기 모바일’은 가장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힌다. 업계에 따르면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7개월 만에 누적 다운로드 364만건을 기록하고 누적 매출은 3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8개월차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양대 앱마켓 매출 순위 10위 안을 들며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사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전 여러 구설에 오르며 흥행에 대한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첫 발표 후 8년이나 걸린 개발 기간과 그 과정에서 1000억원 이상이 투입된 개발비, 중간에 공개한 테스트 버전에 대한 실망감 등이 겹치며 조롱의 대상이 되기 일쑤였다.
하지만 정식 출시 후 여론은 반전됐다. 차별화된 생활 콘텐츠와 협동 플레이 그리고 다양한 캐릭터 꾸미기 등 클래식 MMORPG 요소를 강조한 마비노기 모바일은 그동안 ‘리니지라이크’ MMORPG에 지친 이용자들에게 호평받으며 단숨에 양대 마켓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경쟁 요소가 적어 이용자에게 과도한 과금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마비노기 모바일은 지난 9월 시즌제 도입을 선언하면서 기존 이용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업데이트 이후 전체적인 지표는 오히려 상승 곡선을 그리면서 장기 흥행 체제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8년이나 개발한 게임이 벌써부터 콘텐츠 부족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며 불만을 표하는 의견도 나오고 있어 향후 개발 방향에 따라 흥행 지속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마비노기 모바일의 가장 강력한 경쟁작으로는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리버스가 거론된다. 넷마블은 올해 게임대상 본상 후보에 세븐나이츠 리버스를 비롯해 ‘RF 온라인 넥스트‘와 ‘뱀피르’까지 총 3종의 게임을 올리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음을 입증했다.
지난해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로 대상을 수상했던 넷마블은 올해 2년 연속 수상을 노리고 있다. 후보에 3종의 게임은 모두 앱마켓 매출 1위를 기록하며 흥행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RF 온라인 넥스트나 뱀피르의 경우 국내에서 부정적인 시선이 강한 리니지라이크 장르라는 점이 걸림돌로 보인다.
세븐나이츠 리버스의 경우 마비노기 모바일처럼 출시 전에는 흥행을 기대하지 않았던 게임이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지난 5월 15일 출시하자마자 7시간 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고 5일 만에 구글 플레이 스토어 매출 1위도 차지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렸다. 출시 40여일 만에 약 1100원의 매출을 올렸다.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지난 2014년 출시한 ‘세븐나이츠’를 현대적 감각으로 리메이크한 게임으로 원작의 팬들이 몰린 것이 초기 흥행의 가장 큰 요인으로 풀이된다. 9월 들어서는 국내 매출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지만 글로벌 버전을 출시하면서 전체적인 매출 규모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조사기업 센서타워에 따르면 세븐나이츠 리버스는 9월 18일 글로벌 버전 출시 후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버전 출시 후 5주 동안 전체 매출의 74%가 해외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까지 누적 매출은 약 1억4000만달러(약 20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흥행 성적만 놓고 보면 마비노기 모바일이 세븐나이츠 리버스보다 앞서는 것으로 보이지만 세븐나이츠 리버스의 글로벌 시장 성과는 대상 후보로서 강력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한편 올해로 30주년을 맞이한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정부가 주최하는 국내 유일의 게임 시상식으로서 독보적인 위상을 갖고 있다. 그러나 심사위원의 전문성 부족과 심사 과정의 공정성 등은 매년 많은 논란을 만들어 냈다.
지난해에도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가 최우수상과 기술창작상을 포함한 7관왕에 올랐지만 정작 대상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가 수상하면서 논란을 자초한 바 있다. 이에 올해부터는 게임대상 선정 방식에서 심사위원 평가 비중을 줄이고 미디어와 대국민 투표 비중을 높이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 게임 시상식과 비교해 보면 여전히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심사위원들의 정보가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국의 더게임어워즈나 일본게임대상은 심사위원 명단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시상식의 권위와 신뢰성을 높이고 있지만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30주년이 되는 지금까지도 심사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심사위원에 대한 전문성과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서 수상작에 대한 신뢰성 역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현주소다.
이와 더불어 국산 게임만을 대상으로 심사하다보니 국제적 위상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문제도 있다. 국내 게임 시장의 특성상 온라인게임이나 모바일게임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그나마도 연도에 따라 신작의 수와 완성도가 들쑥날쑥하면서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게임이 수상을 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서는 외산 게임이라도 국내에 정식 출시하거나 국내 게임 시장 활성화에 기여한 게임에 대해서는 수상 자격을 부여해 국내 게임업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대상은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국내 게임업계의 성과를 치하하고 업계인들이 함께 나누는 축제의 자리지만 매년 반복되는 수상작에 대한 논란으로 인해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며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만큼 국내 게임 시상식도 재정비를 통해 본래의 위상을 회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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