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진법사 전성배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정신적으로 이끌어줬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진관 부장판사)는 1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씨의 속행 공판을 열었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브로커 김씨는 “전씨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정신적으로 이끌어줬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친하기도 하고 (대통령 당선에) 공헌도 했다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김씨는 전씨를 통해 각종 인사(人事) 청탁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날 공판에서도 이를 인정하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2022년 대선을 전후해 전씨에게 국세청장 임명을 비롯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파견, 경찰 인사 등을 요청했다고 증언했다. 또 은행장, 여신금융회장 등의 인사 청탁과 함께 강석훈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의 청와대 기용을 부탁했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전씨에게 박현국 봉화군수와 박창욱 경북도의원의 공천을 청탁한 사실도 인정하며, 전씨가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부터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윤 전 대통령이) 추미애 전 장관에게 고초를 겪을 때도 (전씨가) ‘견디면 앞으로 좋은 게 있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며 “(윤 전 대통령이)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사표를 낸다고 했는데, 이를 상의하자 전씨가 ‘사표 내지 말아라. 거기서 귀인을 만날 것’이라고 해서 사표를 안 냈다(고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평소 전씨에게 정치 관련 고민도 털어놓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안철수 의원이 (윤 전 대통령을) 국회의원으로 영입하고 싶다고 해서 전씨에게 상의하니 ‘그렇게 하지 말아라. 더 귀인이 올 것’이라고 했고, 이후에는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이 민주당에 영입하려 했는데 그때도 ‘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며 “그랬더니 윤 전 대통령이 ‘그럼 내가 뭘 하냐’고 물었고, 전씨는 ‘대통령을 하라’고 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는데, 윤 전 대통령이 ‘황교안보다는 내가 낫다’고 답했다고 한다”며 “전씨가 ‘그러니까 (대통령을) 해라’고 말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전씨는) 대통령 부부가 버리지 않는 한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했다”고도 증언했다.
김건희 여사와 전씨의 관계를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전씨에게 들어서 아는데, 대통령 부인이 정신적으로 약간 병이 있는데 그런 것도 달래주었다”며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안 해도 전씨가 (김 여사를) 많이 위로해주고 있다고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김씨는 전씨가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사저인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를 방문한 뒤 두 사람의 관계가 “멀어졌다”고도 진술했다.
그는 “당시 전씨가 윤 전 대통령에게 ‘왜 나한테 큰절을 안 하냐’고 했고, 윤 전 대통령은 ‘법당에서는 큰절을 하지만, 밖에 아무 데서나 큰절을 한다고 했냐’고 말했다고 한다”며 “그래서 이제 사이가 끝났구나 생각했고, 그 이후로는 추천된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다음 달 15일이나 23일 결심공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통상 결심공판 이후 1~2개월 내 선고가 이뤄지는 점을 고려하면, 전씨에 대한 선고는 내년 초로 예상된다.
오는 14일 재판에는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며, 특검팀은 이날까지 김 여사에 대한 증인 신청 여부를 밝히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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