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래·이상철 전현직 직권남용 혐의 송치…유근기 전 군수도 고발사건 수사
지방선거 경쟁정당 혁신당 "민주당 지방자치 30년 최대 오점"
(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인구 3만명에 못 미치는 전남 곡성군에서 전·현직 군수 3명이 잇따라 수사선상에 오르면서 지역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11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전·현직 군수 3명이 연이어 수사받거나 검찰에 송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조상래 곡성군수는 이상철 전 군수와 함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이를 두고 지역 일각에서는 "군의원 관급공사 뇌물 비위에 연루됐다"는 소문이 퍼졌지만, 수사당국과 당사자들은 "뇌물 사건과는 별개"라고 선을 긋고 있다.
다만 경찰이 뇌물 사건을 수사하던 중 전·현직 군수들이 권한을 넘어선 행위를 한 정황을 포착해 별건으로 수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별도로 유근기 전 군수도 별도의 고발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유 전 군수는 재임 시절 직원 비위를 제대로 조치하지 않은 혐의로 감사원으로부터 '수사 의뢰' 결정받았으나, 이의신청으로 재심의 절차가 진행되면서 실제 수사 의뢰는 현재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나 감사원 결정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일반인이 유 전 군수를 고발하면서 별도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전·현직 군수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조 군수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굉장히 억울한 상황"이라며 "향후 절차를 통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겠다"고 밝혔다.
유 전 군수도 앞서 "조용히 처리하라고 한 것은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였다"며 "감사 결과는 사실과 다르고,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반박했다.
정원이 7명인 곡성군의회에서도 이번에 무려 3명의 의원이 관급공사 수주 비위 혐의로 검찰에 송치돼 지역 정치권이 도매금으로 비판받고 있다.
전·현직 군수와 군의원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거나 출신이라는 점에서 "지역 민주당 독점의 폐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곡성군은 앞서 이상철 전 군수의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군수 재선거를 치른 바 있어, 민주당 내부에서도 잇단 비위 의혹에 곤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조국혁신당 곡성구례지역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군정을 감시해야 할 의원들과 행정을 책임진 최고 수장까지 관급공사 비리에 연루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현직 군수와 군의원들이 함께 기소된다면 곡성 지방자치 30년 역사상 최대의 오점으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해 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다수의 군민이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번 사건은 민주당의 도덕 불감증이 초래한 참사"라고 지적했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군과 의회를 장기간 장악해온 민주당 입장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터진 비위 의혹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며 "사법적 판단과 별개로, 정치적으로는 화난 민심을 달래고 재발 방지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ch80@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