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이 불면서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가 늘고 있는 가운데 디스크와 유사한 증상으로 척추관협착증을 오인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속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척추관)가 좁아지면서 신경이 압박받는 질환이다.
척추관협착증 발생 시 걷기 어려운 다리 저림, 엉치 통증, 하지 무력감 등이 나타난다. 디스크는 주로 허리 중심이나 다리로 뻗는 통증이 특징이라면, 협착증은 엉치 부위 통증을 더 강하게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환자들은 "엉치뼈가 쥐어짜듯이 아프다", "불에 타는 듯하다"라고 표현한다. 이 부위는 허리 아래쪽, 골반과 연결되는 천장관절 주변으로,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중요한 경로다.
또한 디스크는 허리를 숙일 때 통증이 심하지만, 협착증은 허리를 구부리면 오히려 편안해지는 차이가 있다. 이는 구부린 자세가 척추관을 일시적으로 넓혀 신경 압박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자세를 반복하면 허리가 굽고 근육이 약해져, 결국 스스로 허리를 세우기 어려워질 수 있다.
연세스타병원 차경호 원장(신경외과 전문의)은 "척추관협착증 치료의 핵심은 통증을 줄이면서 허리를 다시 세우는 힘을 기르는 것"이라며 "통증을 오랫동안 참으면 허리가 굽고 근육이 약해져 회복이 훨씬 더디다"고 밝혔다.
척추관협착증은 초기에는 대부분 비수술 치료만으로도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도수·운동치료, 신경주사치료로 통증을 완화할 수 있으며, 신경 주변 유착으로 치료 효과가 떨어질 때는 신경성형술을 시행해 염증과 유착을 풀어주기도 한다. 해당 시술은 통증 완화에 빠른 효과를 보이지만, 이후에는 자세 교정과 근육 강화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 후에도 통증이 너무 심해 걷기도 힘들고, 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하며, 소변을 보기 어려운 단계라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이 경우에는 내시경이나 미세현미경을 이용해 좁아진 통로를 넓혀 신경 압박을 해소하는 최소침습 수술을 시행한다.
치료와 함께 반드시 병행해야 할 것은 생활 속 자세 관리다. 무리한 운동보다 짧고 자주 걷기가 훨씬 낫다. 하루 30분 정도 뒷짐을 지고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허리 근육에 자극을 줄 수 있다. 또한 앉거나 서 있을 때 엉덩이에 5초간 힘을 주고 5초 쉬는 동작을 하루 여러 번 반복하면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단, 윗몸일으키기나 트위스트 등 허리를 비트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차경호 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노화가 아니라 관리의 차이에서 시작되는 질환"이라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신경 손상으로 회복이 더디거나 영구적인 장애가 남을 수 있어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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