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문영서 기자】 최근 저출생·지방 소멸 위기, 중소기업 및 저신용자 금융 접근성 개선 등 사회적 문제로 포용·상생금융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됐다. 이 가운데 지방은행의 관계형 금융과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안신용평가가 금융 포용과 지역경제 상생이라는 두 축에서 차별성을 드러내고 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공급하며 포용금융의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인터넷은행은 기존 신용평가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자체 대안신용평가 모델을 도입했다. 이들은 통신비 납부 이력, 카드 가맹점 거래, 건강보험료 납부 외에도 다양한 비금융 데이터를 신용평가에 결합해 심사 모델을 확장했다.
금융 접근성 대폭 확대, 인터넷전문은행의 대안신용평가
카카오뱅크는 자회사인 카카오선물하기와 카카오모빌리티 정보 외에도 롯데멤버스와 다날, 교보문고 등의 정보를 자체 대안신용평가 모델에 추가해 활용했다.
카카오뱅크 신용리스크모델링팀 조진현 팀장은 “소셜 네트워크와 관련 있는 모임 통장의 경우 로그인 후 조회 비중이 높을수록 신용도가 좋았다”며 “카카오모빌리티에서는 주말 택시 평균 요금을 기준으로 먼 거리라도 기꺼이 타고 갈 수 있는 경제적 여력이 있는가 등의 금융 역량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체 신용평가 모델 활용으로 카카오뱅크스코어와 CB사 신용점수는 각각 66.2%와 61.7%, 이중에서도 씬파일러(금융이력부족고객)의 신용점수는 61.8%와 48.1%로 큰 차이를 보였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뱅크스코어를 통해 중신용상품 추가실행금액 약 9893억원, 씬파일러 추가실행금액 약 2693억원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자체 머신러닝 기반 신용평가모형(Toss Scoring System, TSS)으로 20%에 달하는 중·저신용자를 고신용자로 재평가했다. 이를 통해 약 10만명의 고객이 1금융권으로 신용대출을 이용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케이뱅크는 통신 3사(KT·SK텔레콤·LG유플러스)와 코리아크레딧뷰로(KCB), SGI서울보증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통신대안평가’ 모형인 ‘이퀄(EQUAL)’을 도입했다. 통신 3사 가입자 약 4800만 명의 요금납부 내역, 데이터 사용량, 부가서비스 이용 현황 등 통신데이터 전반을 분석한 신용평가 서비스에 더불어 네이버페이 스코어, BC·삼성·신한카드 가맹점정보를 더한 대안신용평가 체계를 가지고 있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신용평가 저변을 확대하고 금융접근성을 향상시키는 등 대안 정보를 잘 활용하면 포용금융 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역 밀착형 맞춤 지원, 지방은행 관계형금융
인터넷전문은행이 중·저신용자를 포함한 개인 대출을 확대하는 한편, 지방은행은 관계형금융을 통해 지방 중소기업에 맞춤형 자금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지방은행들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관계형금융은 지역 밀착형 금융서비스의 대표적 모델로 자리잡았다. 관계형금융이란 단순한 신용등급과 담보 중심 대출 심사 대신, 기업의 경영환경, 사업 능력, 지역사회 신뢰 등 비재무적 요소와 오랜 거래관계에 기반해 맞춤형 자금 지원을 제공하는 금융 행위다.
부산은행, 광주은행, 경남은행, 전북은행 등 지방거점은행들은 지역 기업에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동시에 장기간의 거래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며 현장 방문과 상담을 강화해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중소기업 대상 맞춤형 대출과 금융컨설팅을 확대하고 장기간 거래를 기반으로 기업의 성장 주기에 맞춘 자금 지원과 대출 이자 감면, 경영 자문을 실시하기도 한다.
특히 광주은행은 ‘2025년 지역재투자 평가’에서 5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으며 민생금융 지원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지역재투자 평가는 금융회사가 지역 예금을 기반으로 중소기업 지원, 서민대출 제공, 금융 인프라 확충 등 지역 경제 성장에 기여한 성과를 평가하는 제도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상반기 관계형금융 우수은행으로 뽑힌 광주은행은 293억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과 2만5000명에게 ‘자영업자·소상공인 대출이자 캐시백’에 161억원을 지원하는 등 금융 소외계층 실질 지원에 앞장섰다.
이와 함께 지방은행들은 정부 정책과 협업해 인터넷전문은행과 공동대출을 확대하는 등 금융 포용성과 경쟁력 강화에 힘쓰고 있으며,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적극 나서 미래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한다.
지난달 22일 금융위원회는 부산은행 본점에서 생산적금융 대전환을 위한 세 번째 회의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지방우대 금융 간담회’를 열고 4개 정책금융기관 ‘지방금융 공급확대 목표제’를 신설, 연간 120조원의 자금을 지방에 공급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방은행 영업망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도록 인터넷은행·지방은행간 공동대출, 지방은행간 대리업 활성화 등 협업 활성화도 유도할 예정이다.
생산과포용금융연구회 임수강 부회장은 “IMF 이후 지방은행이 합병되는 등 많이 사라져버린 상황인데, 지방은행은 시중은행보다 관계형금융에 더 유리한 위치에 있고, 시중은행과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이 관계형금융”이라고 설명했다.
임 부회장은 “지역 성장을 위해서는 지역 금융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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