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세대 대학생 10명 중 8명은 여전히 ‘카카오톡’을 주 메신저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이뤄진 ‘친구탭 개편’ 이후 서비스 이용 경험에 대한 평가는 냉담했다. “더 불편해졌다”는 응답이 80%를 넘어서며, 사용자 경험(UX)에 대한 불만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11일 비누랩스 인사이트가 대학생활 플랫폼 ‘에브리타임’을 통해 전국 대학생 2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메신저 이용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2.4%가 카카오톡을 주 사용 메신저로 꼽았다. 인스타그램 DM(13.3%)과 디스코드(2.4%)가 뒤를 이었지만, 카카오톡의 점유율은 여전히 압도적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대학생의 83.3%는 카카오톡 업데이트를 완료한 상태였고, 16.7%는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개편 이후 전반적인 인식을 묻는 질문에는 ‘더 불편해졌다’(81.9%)가 ‘비슷하다’(14.8%), ‘더 좋아졌다’(3.3%)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불편을 느낀 이유로는 ▲친구 목록이 피드 중심으로 바뀌어 혼란스럽다(70.9%) ▲메신저 느낌이 줄고 SNS처럼 느껴진다(68%) ▲필요한 기능을 찾기 어렵다(64%) ▲홈탭에 원치 않는 사람이 자주 뜬다(63.4%) ▲광고가 많아져 피로감을 느낀다(59.3%) 순으로 나타났다.
한 대학생은 “친구와 대화하려고 켰는데, 홈 화면에 피드나 광고가 먼저 보여서 집중이 안 된다”며 “카톡이 아닌 다른 앱처럼 느껴진다”고 답했다.
친구탭 개편 이후 카카오톡에 대한 정서적 거리감 변화를 묻는 항목에서도 부정적인 반응이 높았다. ‘카카오톡이 더 싫어졌다’(62.4%)는 응답이 ‘이전과 차이 없다’(35.2%)와 ‘더 좋아졌다’(2.4%)를 크게 앞질렀다.
이 같은 불만은 이용시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전과 비슷하다’는 응답이 57.1%로 가장 많았지만, ‘예전보다 덜 사용하게 됐다’는 답변도 39%에 달했다. 실제로 이용자 다수는 여전히 카카오톡을 기본 메신저로 유지하고 있지만, ‘이탈 가능성’이 서서히 감지되고 있다.
다른 메신저로 이동할 의향에 대해서는 ‘잠깐 고민해봤지만 실제로 옮기진 않았다’(51.9%)와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다’(27.6%)가 많았다. 그러나 향후 다른 메신저를 사용해보고 싶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55.7%로 절반을 넘었다.
비누랩스 인사이트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여전히 대학생들의 일상에 깊이 자리한 필수 메신저지만, 이번 개편으로 ‘정서적 피로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이 같은 감정 변화가 장기적으로 브랜드 신뢰와 이용 패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톡은 올해 하반기 ‘친구탭’을 중심으로 피드형 구조를 도입하며 메신저에서 콘텐츠 중심 플랫폼으로의 확장을 시도했다. 그러나 사용자 경험의 핵심인 ‘친밀한 소통 공간’이라는 본질이 흔들리자, 특히 Z세대 이용자층의 반발이 두드러졌다.
업계 관계자는 “Z세대는 메신저 앱에서 ‘가볍고 단순한 연결’을 원한다”며 “친구 관계보다 노출 콘텐츠가 먼저 보이는 구조는 오히려 소통 피로감을 높인다”고 분석했다.
카카오톡은 현재 추가 UI 보완과 사용자 피드백 반영을 예고했지만, 이미 형성된 ‘불편하다’는 인식이 쉽게 회복될지는 미지수다.
이번 조사는 대학생 중심의 Z세대가 여전히 카카오톡을 주력 메신저로 사용하고 있음을 확인시켜줬다. 하지만 동시에, 브랜드 충성도 높은 세대에서조차 피로감과 거리감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카카오톡에게 경고의 메시지다.
메신저 본연의 편의성과 안정성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카카오톡이 구축해온 절대적 시장 우위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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