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벨렘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30)의 10일(현지시간) 개막식에서 세계 195개의 참가국 정상들은 최근의 기후재앙 장기화와 대책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자메이카를 강타한 허리케인 멜리사, 브라질에서 엊그제 일어난 강력한 토네이도, 아프리카 전역의 극심한 한발과 산불 등 가장 최근의 기후 재앙을 배경으로 참가국들은 공식 개막식을 거행했다.
다만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이면서 탄소 배출량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의 회의 불참을 강조하기 위해 환경운동가들은 빈 의자를 미국 대표로 부각시켜 놓았다.
195개 참가국 정상들은 극한 기후를 유발하는 지구온난화와 그 원인인 탄소배출에 대한 저감 정책을 논의하면서 부국들의 탄소배출이 세계 최빈국들에게 가장 큰 재앙을 안겨주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책을 논의한다.
하지만 미국은 여기에 불참한 세계 단 4개 국가 가운데 하나였다. 미국 외에는 최소국 산마리노와 내전을 겪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만이 불참했다.
나머지 195개국 대표들과 유엔기후변화 협약의 사이먼 스틸 사무총장 등은 브라질 아마존 지역의 기후변화 피해 도시인 벨렝에 모여서 기후변화의 원인인 석탄, 석유, 가스의 사용과 탄소배출을 신속히 줄이는 데 모든 나라가 힘을 합쳐야 된다는 데에 동의했다.
이 자리에서 활동가들이 미국의 불참을 강조하기 위해 가져다 놓은 빈 의자는 다른 참가국들의 적극적 개입과 분발을 유도하기 위한 상징이기도 하다고 세계 기후행동 네트워크의 대니 타페가 AP통신에게 말했다.
올해 회의 주최국인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기후변화 비상사태는 곧 인류불평등의 증대이다"라고 선언하면서 참가국들에게 이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의 상황은 누구는 살아갈 자격이 있고 누구는 죽어야 한다는 역설 만을 심화 시키고 있다"고 지적한 룰라대통령은 올해 회의에서 당장 야심적인 새 협상안을 내놓진 못하더라도 기후변화의 책임국들이 국가 별로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들을 제시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유엔이 발표한 최신 자료에 따르면 각 참가국이 제시한 국가별 탄소저감 목표를 종합한 결과 2035년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9년보다 12% 낮아진다고 했다. 이는 새로운 약정서가 들어오기 전인 지난 달에 비해 2% 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올해 COP30 회의 의장인 안드레 코레아 두 라구 브라질 기후·에너지·환경 차관은 참가국들의 완전한 협력과 상호부조 없이는 어떤 목표도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하고 단합을 촉구했다.
이 단합된 전선에 미국은 없었다. 미국은 회의에 불참했을 뿐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요구를 부정하고 협조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래전 부터 기후변화의 존재 자체를 부인해왔다.
10일 발표된 유엔의 최신 통계는 지난 해 12월 아직 트럼프가 재집권 하기 전 바이든 행정부가 집계한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다. 트럼프는 백악관 복귀 즉시 화석연료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관련 기업들을 지원하면서 태양광이나 풍력 등 청정 에너지사업들을 중단시켰다.
트럼프 정부는 이번 벨렝 회의에 고위급 협상대표를 파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취임 초기에 아예 10년된 파리 기후협약 가입을 취소했다. 파리협약은 기후변화와 싸우고 있는 세계 최초의 국제협약이었다.
미국은 현재 석탄 석유 천연가스 연소로 대기중 탄소량을 두 번째로 많이 배출하는 나라이다. 현재 1위는 중국이지만 대기중 탄산가스량은 최소 100년은 유지되기 때문에 지금 대기중 탄산가스량은 대부분 미국이 만들어낸 것이다.
작은 섬나라 국가연맹 소속인 팔라우의 일라나 세이드 대사는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는 기후변화 협상제도 자체를 흔들어 놓은 가해 행위였다고 비판했다.
토드 스턴 전 미국 기후대사도 트럼프의 행동으로 인해 기후변화와의 싸움에 큰 손상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정부에서 이 번 회의에 아무도 보내지 않은 것이 차라리 좋은 일이다. 왔다고 해도 전혀 건설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 공식 대표는 오지 않았지만 이전의 기후변화 협상 대표들과 미국의 각 주, 도시, 대기업 대표 협상가들은 개별적으로 참석해서 앞으로 정부의 빈자리를 메우는 일을 돕겠다고 말했다.
과학자들은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앞으로 극한 기후로 인한 재앙은 더 강력히, 자주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기후변화는 앞으로 미래에 닥칠 위협이 아니다. 그것은 지금 이 시기에, 이미 비극으로 닥쳐 와있다" 고 말했다.
이번 회의에는 지난 해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개최된 COP29 회의의 의장이었던 무크타르 바바예프 대통령도 참석했다.
올해의 의장국 브라질은 기후변화 뿐 아니라 세계의 불평등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과학, 교육, 문화의 발전을 위한 공동목표 추진"을 선언했다. 그리고 기후변화에 대한 싸움에는 다자주의만이 확실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11월 21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회의장의 부근에는 다국적 대형 농기업들의 횡포와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대와 활동가들이 모여들어 국제적 대책과 평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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