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예산 자립도 높이려면 인상 불가피하나 주민 불만 우려
경기 20ℓ 평균 600원…최고 의정부 840원·최저 과천 440원
(의정부=연합뉴스) 김도윤 기자 = 경기지역 시·군들이 종량제봉투 가격 조정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환경부와 수도권 3개 광역지방자치단체간 내년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자체 처리를 위해 청소예산자립도를 높여야 하지만 주민 불만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1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경기도 31개 시·군의 일반 쓰레기 20ℓ 종량제 봉투 평균 가격은 600원이다.
의정부시가 840원으로 가장 비싸고 파주시 800원, 군포시 760원, 고양시 750원, 남양주시 740원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과천시는 440원으로 가장 싸 의정부시의 절반 수준이다.
조세일 의정부시의원은 최근 시의회에서 "종량제봉투는 시민이 매일 사용하는 생활필수품"이라며 "가격 인하를 통해 주변 지자체와 형평성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종량제 봉투가 가장 비쌌던 군포시가 2023년 5월 20ℓ짜리 가격을 900원에서 760원으로 인하한 사례도 있다.
문제는 청소예산자립도다.
청소예산자립도는 청소 관련 총예산(쓰레기 수집·운반·처리 비용 등) 가운데 종량제봉투, 재활용품 판매 수익 등 제반 수입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 금지 조치 시행 시기를 두고 논의를 시작했다.
해당 지자체들은 종량제봉투 가격을 올리는 등 청소예산자립도를 높여 자체 처리 방안을 마련, 직매립 금지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많은 지자체가 주민 반발 등을 이유로 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을 꺼려 주민 부담률이 10∼20%대에 머무르고 있다. 경기지역 평균은 24.2%다.
종량제는 쓰레기 비용을 배출자가 부담한다는 원칙을 근거로 1995년 도입됐으며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주민 부담률을 40%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의정부시는 2020년부터 종량제 봉투 가격을 매년 10%씩 인상해 청소예산자립도를 2019년 24.7%에서 지난해 27.3%로 높였다. 주민 부담률은 24.5%에서 39.8% 상승했다.
고양시도 청소 비용의 급격한 상승으로 재정에 부담이 되자 올해부터 5년간 연 6%씩 올려 20ℓ 기준 920원까지 인상하기로 했으며 광명시는 지난해부터 5년간 830원까지 올리기로 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직매립이 금지되면 민간에 위탁 처리해야 하는데 비용이 두배로 늘어날 수 있어 종량제봉투 가격 인상 등으로 충당하지 않으면 재정 부담으로 돌아온다"며 "직매립 금지 조치 추이를 지켜본 뒤 가격 조정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k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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