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스경제(창원)=신희재 기자 | 전체 14순위 출신 루키가 국가대표 가드의 부상 공백을 메웠다. 프로농구 창원 LG의 2년 차 가드 최형찬(23)이 깜짝 스타로 발돋움했다.
최형찬은 10일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LG전자 프로농구 정규리그 KCC와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24분 30초 동안 12득점 4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올렸다.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 리바운드, 어시스트 기록을 모두 갈아치우며 팀의 83-61 대승을 도왔다.
경기 전까진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활약이다. 당초 이날 경기 최대 화두는 국가대표 가드인 LG 유기상의 결장이었다. 유기상은 직전 경기였던 8일 원주 DB전(59-66 패) 도중 왼쪽 허벅지를 다쳐 3~4주 진단을 받았다. 그의 부재는 선수층이 얇은 LG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됐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대체자 최형찬이 기대 이상으로 제 몫을 해냈다. 강점인 수비력으로 허훈, 허웅 등 리그 정상급 가드들을 잘 막아냈다. 동시에 승부처였던 2쿼터 초반 3점슛 2개 포함 8득점을 몰아쳤다. 1쿼터 14-16으로 밀리던 LG가 5분 만에 36-17로 역전하는 데 큰 힘을 보탰다.
경기 후 양 팀 사령탑은 나란히 유기상을 대신한 최형찬의 활약을 직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이상민 KCC 감독은 "경기 전에 나부터 '(LG는) 유기상이 빠졌다'고 편하게 마음먹었다"고 반성했다. 조상현 LG 감독은 "나는 기회를 주는 거고 만들어가는 건 본인 몫이다. (최형찬은) 항상 열심히 하는 선수다. (오늘은) 너무 잘해줬다"고 말했다.
최형찬은 조상현 감독의 말처럼 성실함을 무기로 기회를 잡은 뒤 스스로 인생 경기를 만들었다. 그는 "지난 시즌 이상하게 혼자 운동할 때 감독님이 많이 나타났다"며 겸손해했지만, 사실 비시즌에도 자비로 스킬 트레이닝을 받을 만큼 농구에 대한 향상심이 대단하다. 그 결과 1년 만에 경기당 평균 득점을 두 배 이상(1.9→4.4) 끌어 올리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농구에 전념할 수 있는 LG 구단의 분위기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LG는 선수들이 훈련 후에도 자발적으로 보강 운동에 나서고, 코치진도 비디오 미팅 등을 통해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돕는 선순환 구조를 갖추고 있다. 최형찬 또한 "다른 형들과 체육관에서 같이 훈련하는 게 긍정적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KCC전 맹활약으로 유기상의 부상 복귀 전까지 당분간 출전 시간을 늘릴 수 있게 됐다. 그는 "나는 유기상 형처럼 슛을 잘 쏘는 게 아니다. 아직 그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다른 부분에서 어떤 게 팀에 도움이 될지 생각한다"며 "아직 농구 인생이 (많이) 남았으니 더 잘하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눈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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