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를 둘러싼 정책 불확실성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지만, 경제 전망에 대한 전반적 심리는 여전히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통화기금(IMF)이 11일(현지시간) 공개한 ‘차트 오브 더 위크(Chart of the Week)’ 분석에 따르면, 글로벌 정책 불확실성은 기록적으로 높아진 반면 경제 심리지수는 오히려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IMF 산하 연구진 히테스 아히르(Hites Ahir), 니컬러스 블룸(Nicholas Bloom), 다비데 푸르체리(Davide Furceri)는 “올해 들어 주요 정책 변화가 잇따르며 미래 전망과 정책 결정의 불확실성이 급격히 확대됐다”고 밝혔다.
IMF가 자체 산출하는 ‘세계 정책 불확실성 지수(World Policy Uncertainty Index)’는 2025년 들어 두 배 이상 급등해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지정학적 갈등, 통상 마찰, 선거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불확실성은 구조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 경기 심리지수(World Sentiment Index)’는 긍정 구간을 유지했다. 그래프를 보면, 2020년 팬데믹 충격 당시 급락했던 심리지수가 이후 회복세를 지속해 2025년 현재도 0선(중립선)을 웃도는 수준에서 안정되고 있다.
IMF는 이를 “글로벌 경기의 완만한 둔화에도 불구하고 회복 탄력성이 견조하다는 신호”로 해석했다.
IMF는 이번 지표의 경우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71개국 보고서에서 추출된 문장을 기반으로 작성됐다고 기자단에 설명했다.
정책 불확실성 지수는 ‘불확실’, ‘불확실성’, ‘불명확’ 등의 단어가 ‘정책’, ‘정치’, ‘선거’, ‘정부’ 등과 함께 등장하는 빈도를 집계해 수치화했다.
경제 심리지수는 ‘안정적’, ‘견조한’ 같은 긍정 단어와 ‘위기’, ‘침체’ 등의 부정 단어 출현 비율을 가중치로 반영해 계산했다.
IMF는 “정책·정치 관련 불확실성은 구조적으로 높아지고 있지만, EIU 보고서 전반에 등장하는 어조는 여전히 낙관적”이라며 “경제 참여자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신흥국의 거시정책 개선이 심리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IMF는 “정책 불확실성의 급등은 세계 경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글로벌 공급망 재편, 미·중 통상 갈등, 각국의 정치 일정 등으로 불확실성은 이제 ‘새로운 정상(New Normal)’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다만 시장은 이를 위기로 인식하지 않고, 회복 가능한 수준의 리스크로 수용하는 단계”라고 진단했다.
아히르 연구원은 “정책 환경이 복잡해질수록 기업과 정부의 적응력, 즉 ‘정책 대응 효율성’이 경기 신뢰도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라며 “신흥국의 통화·재정 정책 개선이 글로벌 심리 안정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IMF는 지난 연례총회에서도 “세계 경제는 둔화하고 있으나 침체로 보긴 어렵다”며 “고용·소비·투자에서 예상을 웃도는 지표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도 같은 맥락이다. 불확실성은 구조적으로 높지만, 그 안에서의 ‘적응력과 회복력’이 새로운 변수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IMF는 “단기적으로는 높은 정책 리스크가 지속되겠지만, 중기적으로는 체질적 대응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스로드] 최지훈 기자 jhchoi@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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