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조선 후기 해상 교류사를 보여주는 ‘표류인 문순득 일기’를 유형문화유산로 지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일기는 지난 1809년께 작성(추정)한 것으로 종이본 1건 1점(가로 21.5㎝, 세로 23.8㎝)이다. 현재 이 일기는 국립 인천해양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조선 후기 홍어 상인 문순득의 3년 2개월에 걸친 표류 경험과 동아시아 지역의 문화·경제·외교 상황을 담고 있어 장기표류 기록이자 국제교류 연구의 핵심 사료로 평가 받고 있다.
시는 이 일기가 조선 후기 최장거리 해상 이동 사례를 전하며, 현존하는 이강회 필사본 ‘유암총서 표해시말’과 견줄 만큼 희소성과 사료적 신뢰도가 높다고 판단했다.
또 시는 유럽 범선 기술과 필리핀 성당 미사 관찰 등 당시 외국의 생활상과 문물을 상세히 전해 조선 후기 해양사·풍속·언어 연구의 핵심 근거 자료로 활용 가치가 크다고 보고 있다. 이어 원본 부재 상황에서 이른 필사 시기와 독자적 사료성을 가진 문헌으로서 영구 보존·관리가 필요성도 인정했다.
우동식 인천해양박물관 관장은 “이번 시 문화유산 지정은 19세기 조선인의 해양 교류를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이 인천의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뜻 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정을 계기로 해양문화유산의 가치를 체계적으로 발굴하고 시민들과 그 의미를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해양박물관은 오는 2026년 2월22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문순득 표류기와 관련한 유물, 인공지능(AI) 기반 체험 프로그램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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