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발전소 붕괴 현장에서 실종자를 수색 중인 소방당국이 인접 보일러타워 2기에 대한 발파·해체 작업을 예고한 가운데 적정성을 둘러싸고 막판 갑론을박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일러타워 2기도 추가 붕괴 위험을 안고 있어 확실히 철거한 뒤 구조대원과 장비를 투입하는 게 안전하다는 의견과 사고 현장에 충격을 줘 인명 구조를 더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어서다.
10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중앙사고수습본부는 현장 브리핑을 통해 “사전 취약화 작업(원활한 발파를 위해 건물 구조 일부를 제거하는 작업)과 비산 방지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본부는 이르면 11일 사고가 발생한 보일러타워 5호기를 기준으로 좌우 30m에 위치한 4, 6호기 발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결정은 이미 취약화 작업이 진행된 4, 6호기의 추가 붕괴 우려를 제거하고 5호기 주변에 중장비와 대원을 적극 투입하기 위한 조처라는 게 본부 측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안전진단 업계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홍민철 삼일안전기술원 안전진단팀 부장은 “내력이 이미 약해진 4·6호기를 놔둔 채 수색을 이어간다면 똑같은 사고가 발생할 위험을 안고 가는 것”이라며 “대피 및 분진 처리, 수신호 체계 구축 등이 충분히 뒷받침된다면 (4·6호기에 대한) 발파가 우선돼야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반면, 발파 작업이 붕괴 현장 상황을 악화시켜 인명 구조를 더 어렵게 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안전진단 업체 관계자는 “4·6호기와 5호기 간 거리는 30m에 불과, 발파로 인한 진동과 충격이 붕괴 시설물에 어떤 영향을 줄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더구나 자세한 정보 공유가 대중에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발파 결정은 속단으로 비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종자 가족과 사망자 유족 사이에서도 구조대원의 안전 확보와 신속한 수색 재개를 위해 발파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발파 충격이 추가 피해나 구조 작업 지연을 부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공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사고 현장과 인접한 시설물이 추가 붕괴 위험을 안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발파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면서도 “(발파가)결정된 이상 방호벽 설치와 지진화 보강(지진으로 인한 피해 경감) 조치 등을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이번 사고는 6일 철거 작업 중이던 5호기 보일러 타워가 무너지며 발생(경기일보 11월6일자 인터넷판 최초 보도)했다. 사고 당시 매몰된 7명 중 현재까지 구조된 3명은 모두 사망했으며 소방당국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 매몰자 2명과 실종자 2명을 수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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